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에서 중고 물품을 사고 파는 '아름다운 나눔장터'가 열렸다. 장터 한 천막에서 빨간색 조끼를 입은 LG전자 직원 4명이 가전제품을 수리하느라 바빴다. 7년째 나눔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LG전자 한국서비스 백삼철(47) 차장이 DVD플레이어 리모컨을 유심히 살펴보다 말했다. "신호를 보내는 크리스탈 부분만 깨졌네. 다른 건 멀쩡해." 팔뚝만한 카세트의 전압을 체크하던 한상준(39) 과장은 "오늘은 땀 뻘뻘 흘리면서 자기 몸통 만한 TV를 들고 오시는 분은 없으려나"라며 웃었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 안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 LG전자 '아름다운 맥가이버팀' 팀원들이 한 방문객이 가져온 고장 난 선풍기를 수리해주고 있다.

이들은 LG전자 직원 봉사단 '아름다운 맥가이버팀'이다. 오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나눔장터를 찾는 사람들이 고장난 가전제품을 가져오면 무상수리해 준다. 타사 제품도 고쳐준다. 고장 난 다리미를 들고 온 주부 전민경(39·서울 동대문구)씨는 "주말인데다 제품마다 제조사가 달라 서비스를 받기 상당히 번거로운데 LG전자 기술자들이 다 고쳐주니까 정말 고맙다"고 했다.

아름다운 맥가이버팀은 LG전자의 '라이프스 굿(Life's good) 봉사단' 중 한 팀이다. LG전자는 사원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5월 사내 자원봉사 공모전을 열고 있다. 공모전에 봉사활동 기획서를 제출해 선발된 팀에게는 봉사 활동비로 200만원이 지원된다. 올해는 기획서를 제출한 60여개 팀 중 30개 팀이 뽑혀 약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천사들의 사진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활동을 계속하게 됐다. LG전자 MC(이동통신) 사업본부 직원 5명과 프리랜서 사진작가 1명이 경기도 안양의 한 스튜디오를 빌려 미혼모들의 아기 돌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주고 있다. LG전자 이현주(31) 주임은 "주로 퇴근 후 촬영을 하러 가서 피곤할 때가 많은데 아기 엄마들이 웃는 걸 보면 다시 힘이 솟는다"고 했다. 대한사회복지사 기윤영(31) 사회복지사는 "사진관에서 10만원 넘게 받는 돌사진을 정성 들여 예쁘게 찍어주니 생활 형편이 어려운 미혼모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지난 3월 경남 창원시 귀산 앞바다에서 LG전자 '돌핀봉사단' 회원이 바닷물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1998년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회로 시작한 '돌핀봉사단'은 창원시의 하천 지킴이가 됐다. LG전자 AC(에어컨) 사업본부 사원 20명으로 구성된 돌핀봉사단은 두 달에 한 번 창원 상복천과 마산만 일대 해안을 청소한다. 창원시 환경수도과 김광수(57) 과장은 "시에서 2006년 11월부터 생태하천 복원 사업에 나섰는데 돌핀봉사단이 가장 열심히 봉사에 참여했다"며 "상복천과 마산만 일대 수질이 깨끗해진 건 이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LG전자 환경전략팀 직원 20명이 참여한 '엣지있는 천연화장품 봉사단'은 자신들이 만든 초를 나눠주면서 '전기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환경 및 시설부서 직원이 주축이 된 'EESH(Energy Environment Safety Health) 봉사단'은 독거노인과 저소득 소외계층 가옥 무상수리에 나선다. 알코올 의존자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초콜릿 사랑'팀도 이달부터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봉사단을 선정한 LG전자 지속가능경영그룹 김현식(43) 그룹장은 "청소년 축구대표와 프로축구 2군 출신 직원 등이 모여 결성한 '저소득층 자녀 축구 지도팀'과 여직원 6명이 만든 '재활용품을 통한 세간 리폼(reform)팀'은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아쉽게 30개 팀에 들지 못했다"며 "매년 기발한 봉사활동 아이디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LG전자 김영기(56) 부사장은 "직원들 스스로 봉사 분야를 고르는 '카페테리아식 나눔'을 통해 LG전자 가족들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