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는 20여명의 방청객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년 전 '광우병 광풍(狂風)'을 불러일으켰던 '그때 그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위 전문가 자문위'가 주최한 토론회는 MBC PD수첩을 비롯, 광우병 괴담을 촉발했던 주체들이 대거 토론자로 나왔고 한겨레·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프레시안·진보칼라TV 등이 공동 후원했다.
2년 전 '광우병 대재앙' 운운했던 주역들은 이날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는 등 광우병 공포를 불러일으킨 2년 전 괴담들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신 "촛불 시위를 부른 건 이명박 정부의 협상과 소통 부재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초점을 바꿨다.
토론회에서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교수는 "촛불 시위는 안전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국내 소비용 쇠고기와 한국 수출용 쇠고기가 똑같고, 미국에서 지난 2006년 이후 인간 광우병은 물론 소 광우병도 발생하지 않은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건강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호주는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고, 대만도 내장 등 6개 위험 부위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캐나다·네덜란드가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월령(月齡)·부위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세계 100여개 나라가 우리와 비슷한 미국 쇠고기 수입 조건을 두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촛불 시위가 "이명박 정권의 영어 몰입 교육,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쌓인 국민들의 분노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라며 광우병 문제가 아닌 '정치 이슈'였음을 시인했다. 그는 또 "최근 조선일보의 (촛불 시위) 보도는 최소한의 사실조차 담보하지 못한 짜깁기, 왜곡 기사"라며 "촛불들이 모여 심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신대 이해영 국제관계학 교수도 "이제는 도무지 안 되겠다 싶다"며 "전국적인 촛불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희망 섞인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우희종 교수는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량 된다"고 했던 PD수첩의 보도에 대해 "맞다, 틀리다 잘라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법원은 이 대목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했었다.
박상표 국장은 2000년 유럽과학전문가위원회 보고서를 인용, "광우병 위험물질 0.001g으로도 인간광우병에 전염될 우려가 있다"는 종래 주장을 되풀이했다. 유럽에서 광우병이 창궐하던 10여년 전에는 인간광우병으로 최대 13만6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비관적 연구도 있었지만, 현재 이런 주장을 하는 과학자는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