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인민회의(국회에 해당)를 다음달 7일 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제12기 2차 회의를 개최(4월 9일)한 지 두 달 만이다.
지금까지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가 두 달 간격으로 열린 적은 없었다. 김일성 시절엔 5~6개월 간격을 두고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렸고, 김정일 집권 이후론 '연 1회 개최'가 굳어졌다. 2003년에 두 번 열렸지만 6개월 간격(3월·9월)이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 회기 내에 정기회의를 두 번 소집하는 건 극히 이례적으로 다급한 사안이 생겼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급한 사안'은 우선 천안함 침몰사건이 꼽힌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사고 조사결과 발표, 대북 제재 조치가 모두 이달 안에 나온다"며 "최고인민회의는 이에 대한 북한의 긴급 대응"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사건을 남한의 자작극으로 규정하고 대남 규탄 성명 등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위기의 극대화를 통해 내부 단속의 기회도 얻게 된다"고 했다.
김정일의 최근 방중(訪中)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 경제난이 극에 달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방중의 성과를 실제보다 부풀려 인민에게 선전하면서 '2012년 강성대국'으로 가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주홍 교수는 "김정일과 후진타오(胡錦濤)의 이번 만남은 특수관계로 포장된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으로 북·중 모두 불만이 많다"며 "최고인민회의는 그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의 등장에 필요한 제도적 보완장치들이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세대 교체를 통해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등의 인적 청산을 속도 있게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김일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고령(80세)을 이유로 국방위에서 해임된 것도 이런 맥락이란 것이다. 정영태 소장은 "후계 권력을 공식화하는 갑작스러운 조치들이 나올 수도 있다"며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고 대의원들이 이 결정을 열렬히 지지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