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 전국 동시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지난 13~14일 이틀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경기도에서는 비례대표를 포함해 광역·기초자치단체장 및 의원 등 모두 1472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여기에는 26세부터 75세까지의 폭넓은 연령층과 구두닦이와 중국집 배달원 출신 등 다양한 경력과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복싱선수 출신 구두닦이·해물탕집 사장 후보

광주시의원(나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박윤호(45) 후보의 공식 직업은 구두닦이다. 박 후보는 원래 복싱선수였다.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어릴 때부터 가난을 이겨보려고 권투를 시작해, 1981년 MBC 신인왕전에서 3위로 입상하면서 프로선수로도 데뷔했었다. 하지만 1984년 복싱세계랭킹전과 한국챔피언 결정전 등에서 잇따라 지면서 박 후보는 권투 챔피언의 꿈을 접어야 했다. 선수 은퇴 뒤 22살에 젊은 나이로 이룬 가정을 지키기 위해 복싱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우산을 팔기도 했다. 그러다 5년 전부터 광주시 경안동에서 구두닦이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 후보는 장애인과 노인의 구두를 무료로 수선해주기도 하고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4년째 해마다 48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6·2 지방선거에는 구두닦이·해물탕집 사장·전직 여성 구청장 등 다양한 이색 후보들이 출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왼쪽 위부터 박윤호 광주시의원 후보, 한형철 수원시의원 후보, 이재선 수원시의원 후보, 왼쪽 아래 부터 광역의원 비례대표 이라 후보, 김지혜 오산시의원 후보, 박주원 안산시장 후보.

박씨는 "지역을 위한 봉사정신을 눈여겨 보신 동네 어르신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시의원에 도전해 보라고 격려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시의원이 되면 지역에 봉사하던 마음 그대로 광주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의원(카 선거구)에 출마하는 한형철(49·민주당) 후보는 도내 광역·기초단체장 및 의원 후보를 통틀어 유일하게 초등학교 졸업 미만으로 학력을 등록했다. 전남 해남 출신인 한 후보는 고향에서 황산초등학교 다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과 7남매의 장남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수원으로 올라왔다. 초등학교 6학년 제적이 배움의 전부인 그는 12살부터 중국집 배달원을 시작해 꾸준히 모은 돈으로 지금은 수원 북문에서 해물탕집을 8년째 운영하고 있다.

한 후보는 어려웠던 시절의 기억 때문에 3년간 독거노인들에게 매달 점심을 대접하기도 하고 화서초등학교 운영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보는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해 일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또 남동생이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장애인 복지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여성 구청장 출신·다문화·최연소·옥중 출마자까지

수원시에서 '최초 여성 구청장'을 지낸 영통구청장 출신의 한나라당 이재선(60) 후보는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수원시의원(파 선거구)에 출마했다. 수원시 문화복지국장과 주민생활지원국장을 거친 이 후보는 탄탄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시의원에 도전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다문화 지방 의원 탄생도 예고되고 있다. 몽골 출신의 이라(33·여) 후보는 한나라당 광역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등록돼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이 후보는 현재 성남시 신구대학 시각정보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며 서울출입국관리소 결혼이민자네트워크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연소 후보는 오산시의원(나 선거구)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김지혜(26·여) 후보다. 최고령 출마자인 무소속 이대엽(75) 성남시장 후보와는 무려 49살 차이가 난다. 오산에서 어린이집 주임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 후보는 젊은 패기로 오산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옥중(獄中)에서 후보로 등록해 출마한 경우도 있다. 현 안산시장인 무소속 박주원(52) 후보는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옥중 출마한 후보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전완준(51) 전남 화순군수와 박 후보 단 2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