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중에도 동성애자가 있을까. 종전의 진화론은 동성애를 하는 동물들은 자손을 낳는데 불리하기 때문에, 결국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동물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흔히’ 관찰되는 현상임이 드러났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8일 동물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종전에 여겨졌던 것보다 더 흔한 현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하와이대 연구팀이 조류인 알바트로스를 관찰한 결과 짝을 이룬 알바트로스 무리 중 3분의 1이 암컷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암컷 커플'들은 수컷과 교미를 해서 알을 낳더라도 둥지는 자신과 짝을 이룬 암컷과 만들었다. 이들은 알을 부화시킬 때도 같이 알을 품었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알바트로스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암컷으로만 이뤄진 이른바 '동성애 커플'을 많이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군의 전문가들은 알바트로스뿐 아니라 약 1500여개의 서로 다른 동물 종에서 동성애 행태가 관찰된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킹 펭귄 중 5분의 1은 동성애 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똥파리들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동성애를 하기도 한다. 수컷과 비교하면 개체 수가 적은 암컷을 놓고 수컷 똥파리들이 경쟁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컷들끼리 동성애를 한다. 여기서 동성애를 주도한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게 된다.

이 밖에도 기린, 나비, 코알라, 돌고래, 문어, 양 등의 동물들이 동성애를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동물들 간의 동성애를 연구해 온 오슬로대의 페테르 보크만(Bockman) 교수는 “동물의 성적 활동은 반드시 자손을 낳는 데 국한된 것은 아니다”며 “동물들은 성적 활동을 통해 무리의 결속감을 높이려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