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군대를 향해 기관총과 AK소총, 수류탄을 날리는 반정부 시위대. 이들을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도심 곳곳에 '실탄 발사 허용구역(live-fire zone)'까지 지정하고 자국민에게 실탄을 발사하는 진압부대. 2010년 5월 태국 수도 방콕에서 밤낮없이 이어지는 '야만의 전쟁' 양상이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다 해외로 도피한 탁신(Thaksin) 친나왓 전 총리의 배후 조종하에, 반정부 시위대는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3월 12일부터 방콕 도심을 마비시키고 있다. 탁신측은 언제든 총선을 실시하면 자신들이 과반수 혹은 제1당을 차지해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탁신 정부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아피싯(Abhisit) 웨차치와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5월 초 "9월 말 의회해산과 11월 14일 총선 실시"로 타협안을 냈다가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지난 13일을 고비로 타협안을 전면 철회하고 사실상 '발포'를 명령했다.
방콕포스트가 15일 1387명을 상대로 긴급 여론조사한 결과를 보면, 51%가 현 정부의 군사적 조치에 대해 찬성했고, 41%가 반대했다. 정부의 타협안 철회에 대해선 42%가 찬성했고, 39%가 반대했다.
탁신 전 총리와 아피싯 현 총리는 타협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태국 국민들은 반반으로 분열돼 있다. 정국 고비 때마다 '교통정리'를 해오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연로(83세)한 데다 9개월째 입원 중이라 예전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