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완구 지지표' 붙들기에 나섰다.

작년 12월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한 이완구 전 충남지사에 대한 충청 유권자들의 지지가 높은 데다, 그를 지지했던 충청민 가운데 다수가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갤럽조사에 따르면 4년 전 이 전 지사를 찍었던 지지층 중 이번에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한 박해춘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나머지 82%는 다른 당 후보들 또는 부동층으로 증발된 것이다. 최근 송광호 최고위원과 함께 이 전 지사를 충청권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한나라당 지지층이었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이 전 지사는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거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박해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박 후보는 제가 이룬 도정을 이어받을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달 들어서만 박성효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를 비롯, 대전·충남 곳곳의 기초단체장 사무소 개소식 30여곳을 돌았다.

이 전 지사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공천을 받지 못해) 속은 쓰리지만 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세종시 원안론자인 이 전 지사가 세종시 수정론자로 알려진 박해춘 후보를 지원하는 것을 놓고 '이율배반'이란 비판을 야당은 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세종시 수정에 결정적 제동을 건 이 전 지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