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여수시 덕충동 주공아파트. 여수신항 일대 박람회 부지 174만㎡가 한눈에 들어오는 고지대다. 원래는 덕충동 삼화골프연습장이 박람회 부지 조망 1순위 코스였다. 하지만 그 건물은 모두 철거됐다. 골프연습장 주변으로는 대형 굴착기 4대가 요란한 소리를 울리며 부지를 평평하게 고르고 있었다. 이곳을 포함한 덕충동 주택가 53만6000㎡가 엑스포 기간 동안 종사자 1만명이 머물 '엑스포타운'으로 편입됐다. 지금은 아파트 토목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허물어진 아파트 지대 주택가에서는 10여대의 굴착기가 사방에서 건물 잔해를 트럭에 옮겨 담고 있었다. 아파트 부지(1·2블록, 37만8000㎡)에 자리한 주택 191채 중 161채(84.3%)가 철거됐다. 그 자리엔 2012년 3월까지 아파트 24동(1440가구)이 들어선다. 현재는 대규모 주차장 부지(3만5000㎡) 주택을 포함한 전체 철거 대상 570가구 중 20~30가구를 빼곤 대부분의 주민이 이주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 사업비 5190억원을 들여 아파트와 계단형 주택을 만드는 '엑스포 타운' 건설은 한때 주민 이주 보상금을 놓고 난항을 겪었지만, 지금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3대 민자 유치 완성
박람회장 조성 등에 투입하는 여수엑스포 총 사업비는 2조1000억원(운영비 3079억원 포함). 이 중 민간 투자 규모는 7000억원. 엑스포타운과 아쿠아리움, 박람회장 내 고급호텔은 3대 민자 사업으로 꼽혔다. 선뜻 투자를 약속하는 기업을 찾기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2일 결실을 봤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이하 조직위)는 이날 여수시 엑스포 홍보관에서 3대 민자투자에 대한 화룡점정(��龍點睛)을 찍었다. 조직위 강동석 위원장은 "성공 개최에 필수조건인 3대 사업 유치가 완결됐다"고 선포했다.
㈜대명레저산업이 맡기로 한 고급호텔 사업비는 699억원, 25층·300실 규모다. 지난 3일 오후 호텔이 들어서는 신항 3부두에선 여전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콘크리트 진입로에는 제거작업을 위한 구멍이 곳곳에 뚫려 있었다. 늦어도 6월에는 하역 기능이 완전히 중단된다. 이후 7월 착공, 박람회 개막 3개월 전인 2012년 2월 완공된다. 하지만 관람객이 선호하는 콘도와 호텔 등 고급숙박시설은 여전히 약 1만3000실이 부족하다.
시는 지난 4월 지원특별법 개정에 따라 민간 아파트를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캠핑파크, 청소년 수련원, 농어촌 체험마을(200개소), 템플스테이(1일 1000실), 전남대 기숙사(480실) 등을 숙박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수 등 10개 시·군에선 민간 주도로 호텔과 콘도 등 고급숙박시설 5400실 건립이 진행 중이다.
단일 수족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6030t)인 아쿠아리움은 한화건설 주도로 만든 컨소시엄인 ㈜여수씨월드가 사업비 790억원을 투입해 만든다. 다만 사업비의 경우, 민간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재정 지원을 기존 30%에서 60%로 확대해 민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사업비 중 재정은 절반이 훨씬 넘는 474억, 민자는 316억에 불과하다.
박람회장(25만㎡) 부지조성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5월 초 현재 92%의 지장물이 철거됐다. 현재 국제관과 주제관 등의 주요 전시관 현상공모와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엑스포 핵심 시설로 바다 전시장인 빅오(Big-O)는 6월 사업자를 선정, 7월 착공한다. 조직위 신황호 홍보과장은 "6월에는 구체적인 전시 연출 계획과 전시장 위치와 내용 등을 담은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모든 전시관 공사는 7~11월 본격 시작된다"고 말했다.
◆여수 연결 도로망 확장 시급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여수엑스포 감사에 착수, 올 3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해상호텔 운영 차질, 고급숙박시설 부족, 바다전시장 조성사업 난항, 박람회장 연계도로망 미비, 엑스포디지털갤러리 사업비 부족, 엑스포타운 건설 난항, 운영비 준비 차질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8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은 연계도로망 확충과 운영비 마련. 박람회 3개월간 예상 관광객은 800만명(외국인 55만명 포함). 하루 평균은 9만명으로 예상된다. 여수시는 "기존의 도심 도로망으로는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했다. 때문에 2007년 11월 엑스포 개최 결정 이후 박람회장 연계 도로망 14건(사업비 4658억원)의 국비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었다. 정부는 도심 도로는 해당 지자체 소관이라며 재정 지원 불가 입장을 되풀이했다. 시는 17건을 7건으로 축소했지만 정부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여수시는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가장 도로확장이 시급한 버스터미널~박람회장 도로(2.8㎞)를 폭 15m(3차로)에서 22m(4차로·자전거도로 포함)로 넓히기로 했다. 차로가 오르막은 2차로, 내리막은 1차로로 사실상 왕복 2차로에 불과해 상습 정체 현상을 빚는다. 사업비 396억원 중 60억원은 재정 지원을 받지만, 나머지는 기채로 충당한다. 여수시 김재곤 도로과장은 "사업비는 대부분 60여 이주 가구의 보상비로 책정됐다"며 "올 말 착공해 내년 말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264억원을 지원, 이순신대교와 박람회장을 잇는 낙포~호명(4㎞) 구간을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키로 했다.
조직위는 휘장사업과 기념주화 판매 등 자체수입 감소로 박람회 운영비 3000억원의 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중 1000억원가량이 부족하다고 추산했다. 운영비는 문화·학술행사비, 마케팅, 개도국 참가지원비, 관광숙박활성화 비용 등 축소가 어려운 재정 항목이다. 조직위는 예산 당국에 운영비 증액을 요구한 상태다.
◆낡고 교통혼잡 유발하는 버스터미널
버스터미널 확장·이전도 시급한 과제다. 1982년 4월 문을 연 여수터미널은 군 단위 시외버스터미널보다 시설이 열악하다. 터미널이 옛 여수시 쪽으로 시내 깊숙이 위치해 있어 교통 혼잡을 가중하는 점도 골칫거리다. 지역에선 교통 분산을 위해 터미널을 아예 여천지역 외곽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여수시가 옛 여수시 지역의 눈치를 보느라 이전 논의조차 꺼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도 17호선 대체 도로 건설은 순조롭다. 박람회장과 순천면 해룡면 호두리를 잇는 국도대체우회도로(18.08㎞·최고시속 80㎞)와 자동차전용도로(15.14㎞·최고시속 90㎞)는 내년 12월 완공돼 여수의 유일한 관문인 국도 17호선을 보완해 교통 혼잡을 덜 전망이다. 이 도로는 모두 무료 구간이다. 하지만 여수YMCA 이상훈 사무총장은 "시내 도로를 확장하지 않으면 교통 혼잡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승용차와 버스 1만2700대를 주차하는 환승주차장 4곳(44만400㎡) 입지는 6월 교통운영체계를 감안, 선정된다. 여수엑스포지원단 이재태 개발담당자는 "관람객의 80%가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환승주차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장 맞은편 엑스포타운에 들어서는 주차장(700면)은 주요인사와 장애인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된다.
◆SOC에 9조5000억원, 여수는 공사중
여수는 어디를 가든 도로 개설과 철도·건물 공사 등 공사 현장이 쉽게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업비 9조5000억원을 투입한 엑스포 관련 SOC(사회간접자본)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여수산단과 바다 건너 묘도와 광양제철소를 잇는 '여수 국가산단 진입도로(8.5㎞)'는 내년 12월 완공된다. 이 도로는 이순신대교와 여수대교로 구성돼 있다. 여수와 광양 간 이동시간과 거리는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전주~광양과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는 내년 말 완공된다.
2011년 4월에는 익산~여수 전라선에 'KTX-Ⅱ'가 운행된다. 현재 이 구간에선 선로를 직선화하는 개량화와 열차가 서로 교차하는 복선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수~용산 구간은 기존 5시간 13분에서 3시간 18분으로 운행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특히 2014년 말 오송~익산 간에 고속철로가 놓이면 운행시간은 2시간 25분까지 더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