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배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신 한 여학생이 다음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유족 측은 고인이 선배들의 강요로 인해 술을 마시다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과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오후 7시쯤 충북 충주 모 대학 물리치료학과 신입생 금모(20·여)양의 휴대전화로 "7시까지 과 휴게실로 모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학과의 2학년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한꺼번에 불러 모은 것. 과 휴게실에 1학년 28명과 2학년 20여명이 모였다.
유족 측에 따르면 선배들의 일장 훈시가 이어졌다. 요점은 "10학번 신입생들이 개념 없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술자리가 벌어졌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술을 자꾸 권했다. 금양은 선배 3명의 이름을 몰라서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부은 것을 3잔 연거푸 마시는 등 20여분 동안 종이컵 8잔의 소주를 마셨다. 이내 술에 취한 금양을 친구들이 둘러업고 자취방으로 옮겨 이불을 덮이고 재웠다. 다음날 금양이 12시까지 학교에 나오지 않자 걱정이 된 친구들은 금양의 방으로 찾아갔지만 이미 금양은 시신이 되어 있었다.
금양의 유족들은 금양이 "술자리에서 선배들의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이라 말했다. 156cm에 37kg밖에 나가지 않는 작은 체구의 금양은 평소 술을 잘 못했다. 금양의 언니는 "(고인이) 재수를 해서 2학년들과 나이가 같아서 그랬는지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고 선배들에게 밉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 찾아온 해당 학과 교수들은 "오후 6시30분에 퇴근해서 그런 일이 일어난 줄 몰랐다"며 "2학년들 학생들이 과 휴게실을 허락도 받지 않고 써가면서 멋대로 한 일"이라고 유족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학교 관계자들이 장례식장에 찾아와 취재 기자를 몸으로 막는 등 행태를 보이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만 보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 측이 이 사건에 대해 올린 글이 인터넷 상에 퍼지면서 해당학과 홈페이지에는 비난글이 1000여개 가까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 가운데는 "술을 강요한 게 사실이라면 가해자들은 살인을 저지른 것", "학교가 배우는 곳이지 군대도 아닌데 군기 잡다가 사람 잡았다" 는 등 주로 해당학과 학생들의 그릇된 술 문화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경찰은 관련자들의 진술을 청취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3주 정도 걸린다"며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