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이 4일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됐다. 4선(選)의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의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당내 화합을 만드는 것"이라며 "(주류와 친박) 사이가 불편하면 그 피해는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때 박근혜계 좌장(座長)으로 불렸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작년 주류측의 '김무성 원내대표 합의 추대' 시도를 무산시키고, 올 2월 "친박에 좌장은 없다"는 말로 김 의원의 독자적 세종시 수정안을 일축하면서 두 사람 관계가 상당히 멀어진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에는 주류측이 주도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를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지만 합의 추대 자리에는 끝내 불참했다. 이와 달리 대부분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에 참석해 합의 추대에 찬성했다. 그래서 김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당 화합'을 말한 게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3월 26일 천안함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주류와 친박계로 갈라져 죽기 살기 식 패싸움을 벌였다. 집권당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는 사이 나라와 국정은 엉망이 됐고 천안함사태라는 안보(安保) 비상사태까지 맞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주류와 친박계는 세종시 문제라는 '폭탄'을 '당 지도부→의총→중진협의체→당 지도부'로 돌리더니 지금은 지방선거 후에 다시 붙어보자고 벼르고 있다. 여기에 주류측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분권(分權)형 개헌'까지 추진하려 들 태세다. 친박계는 이미 여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놓고 있다.
세종시든 개헌이든 한나라당의 화합, 더 나아가 정국의 향배(向背)까지 가를 중대 예정 사안들은 모두 국회 입법과 표결에 의해 최종 결론이 내려지게 돼 있다. 여당의 그 원내 전략을 짜고 지휘하고 실행에 옮길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바로 김 원내대표다. 일부 친박계가 주류측의 김 원내대표 추대를 '세종시수정법 등 계파 대립이 심한 안건의 처리를 친박 출신에게 맡겨 친박계 내부를 교란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가 '당 화합'의 약속을 지키려면 우선 자신부터 주류와 친박계 어느 쪽에도 일방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국익과 국민만 보며 정치력과 조정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여당 계파문제의 시작과 끝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 두 사람이 만나 먼저 매듭을 풀지 않으면 세종시도, 개헌도, 여권 화합도 한 발짝을 뗄 수가 없다. 김 원내대표로선 최우선적으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을 추진해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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