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사는 문창현(80)씨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 '아! 6·25',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Inside the DMZ 사진영상전' 전시가 개막한 4일, 개막 2시간 전부터 아내와 함께 용산 전쟁기념관 전시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 해병대 대위로 참전했다는 문씨는 "지금은 비무장지대(DMZ)에 포함된 '김일성고지'에서 1951년 밀물처럼 내려오던 중공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전우를 잃고 묻었던 그 땅의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다시 보고 싶어 신문을 읽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다섯 살 성민이도 할아버지 최경석(75·백령도)씨, 아빠 최영준(39·인천 남동구)씨와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성민이는 국내 첫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올라타고선 신바람을 냈지만, 할아버지는 백령도의 군인들을 찍은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최씨는 "백령도 주민들은 DMZ 사진을 보면 남달리 가슴 한구석이 저린다"고 했다. 아버지 영준씨는 "아이가 크면 이런 전시장에 다시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전쟁기념관·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사진영상전에는 첫날부터 다양한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재미교포 에이프릴 색슨(45)씨는 "내가 태어나고 살았던 나라가 어떤 역경을 헤쳐 왔는지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국인 남편과 작품들을 둘러봤다. 고려대 언론학부 전공수업 '보도사진 실습'을 수강하는 학생 40여 명도 단체 견학을 와 DMZ 사진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봤다.
이번 전시는 6·25전쟁의 과정과 의미, 전후 60년간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피폐한 현실을 1800여 점의 사진과 영상자료에 담았다. 차기전차 XK-2 '흑표'와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최신형 국산무기의 실물 또는 실물크기 모형도 등장했다. DMZ 사진영상전에서는 조선일보 취재팀이 국내외 언론 사상 처음으로 DMZ 내부를 취재한 탐사기록의 일부가 260여 점의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 김옥이 한나라당 의원, 장수만 국방부 차관, 박장규 전쟁기념관장, 박창규 국방과학연구소장, 박철수 국방부 6·25 60주년 사업단장, 장성환 전 공군참모총장, 공정식 전 해병대 사령관,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권영효 전 국방부 차관, 안광찬 전 비상기획위원장, 유진형 홍익대 교수(전시 총기획), 강동환 캐논코리아 사장,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EU대표부 대사, 무스타파 카마리 주한 튀니지 대사, 루이스 크루즈 주한 필리핀 대사, 마르셀라 로페즈 브라보 주한 페루 대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이 나라가 거저 된 나라가 아니란 것을 깨달아 우리 국민이 다시 한번 단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DMZ 사진들을 보며 '대한민국이 이토록 아름다운가' 생각했다"며 "통일이 되면 DMZ는 우리나라의 엄청난 자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은 "DMZ 종합기록은 방대한 작업이고 북한의 협박 등 많은 난관이 있지만 역사적 소명의식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이번 전시가 국민들에게 안보의식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를 모두 둘러본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EU대표부 대사는 "DMZ의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나중에 사진 책자가 나오면 꼭 한 권 소장하고 싶다"고 했다.
전시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리며, 'Inside the DMZ 사진영상전'은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7개월간 전국 주요도시에서 개최된다. 7월 8일~8월 8일 전남 여수시 진남문예회관, 8월 17~31일 부산광역시 해운대 센텀시티 신세계갤러리, 9월 2일~10월 10일 대구광역시 계명대 행소박물관, 9월 12~18일 인천광역시 인천상륙작전 60주년 행사장, 10월 5~10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지상군페스티벌 정예육군관에서 열린다.
전쟁기념관은 군사와 무기에 관심이 많거나 DMZ에서 군생활을 해본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시 문의 (02)709-3139, 자원봉사 문의 (02)709-3097~9, 참조 dmz.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