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27일 오은선 대장이 안나푸르나(8091m) 정상에 오르며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한 순간을 HD TV화면으로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 역사적 순간을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사람은 바로 KBS 정하영(44) 촬영감독이다. 정 감독은 험하기로 유명한 해발 8091m의 고봉(高峰)을 오은선과 함께 끝까지 올라갔다.

1993년 KBS 공채 19기로 입사한 정 감독은 히말라야 등반 촬영을 무려 7회나 경험한 산악촬영의 베테랑이다. 2000년에는 캉첸중가(8586m) 등반을 다룬 다큐멘터리 ‘캉첸중가에 다시 오르다’의 촬영을 맡기도 했다. KBS 스페셜 ‘백담사 무금선원’과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등 다큐멘터리 이외의 작품도 찍었다. 정 감독은 오랜 등산을 통해 쌓은 경험과 체력으로 이번 안나푸르나 등반 중계에 참여하게 됐다. 등반을 앞두고 정기적으로 산악회 동계 훈련과 암벽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계자는 “정 감독이 원래 중간 캠프까지만 동반 등정 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체력 되면 끝까지 올라가겠다고 하더니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 등정의 HD 생중계는 세계 방송사상 처음이다. 정 감독은 휴대용 마이크로웨이브 송신기가 달린 소형 무선카메라를 통해 영상과 음향을 베이스캠프로 보냈다. 이 영상과 음향이 인공위성 아시아새트 5호를 거쳐 실시간으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