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차관보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 미군도 북한의 어뢰 공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이 26일 서울발 인터넷판 기사로 보도했다.

CNN은 이날 미군 당국자(US military official)를 인용, "북한의 어뢰 공격이 천안함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the most likely cause)"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천안함이 수중 폭발에 의해 침몰했으며, 폭발장치는 천안함 선체에 닿지는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CNN은 이는 한국군 당국자들이 밝힌 결론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으며, 더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때문으로 보인다는 미군 당국자의 언급이 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커트 캠벨(Campbell)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6일 현재 진행 중인 천안함 침몰사고 복구 및 조사와 관련, 중국 정부와도 이미 협의를 했으며, 중국 정부도 이번 비극적 사고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또 "중국이 향후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아태지역 전문 미 싱크탱크인 '동서센터'(East West Center) 주최로 홍콩에서 열린 국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연설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천안함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도 협의를 거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렇다. 우리는 중국과 협의를 가졌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에 이번 조사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을 설명하고, 이번 조사와 복구 노력을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도 이번에 일어난 인명 손실과 비극에 대해 깊은 우려(concern)를 표시했다"면서 "우리(미 정부)도 중국 정부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권고(encourage)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이후의 처리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만약 이번 침몰 원인이 북한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 정부와 더할 나위 없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확정적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한 조사 과정에 깊이 개입해 있으며 이 지역 다른 나라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