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기상 악화로 안나푸르나(해발 8091m) 정상 도전을 연기했던 오은선(44) 대장이 27일 다시 정상 정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후원사인 블랙야크가 26일 밝혔다. 히말라야 14좌(座) 중 안나푸르나만을 남겨 놓은 오 대장은 이번 등정에 성공할 경우 세계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完登)의 주인공이 된다.

24일 안나푸르나 캠프3(6400m)에서 캠프1(5100m)로 다시 내려온 오 대장은 25일 다시 캠프2(5600m)까지 오른 뒤 26일엔 '속공(速攻)'으로 정상 바로 아래 단계인 캠프4(7200m)에 도착했다. 문제는 역시 변덕스러운 현지 날씨다. 오은선 대장은 작년 10월 안나푸르나 등정 때도 거센 눈보라로 인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26일 "오 대장이 한국 시각으로 이르면 27일 새벽5~6시쯤 정상을 향할 예정"이라며 "기상 상황에 따라 출발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 여건이 순조로울 경우 정상 등정에 11~1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수원대 산악부에서 등산과 인연을 맺은 오 대장은 1997년 7월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히말라야의 고봉(高峰)을 차례로 올랐다. 2004년 5월 아시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 단독 등정에 성공한 오 대장은 지난해 8월 가셔브룸 1봉(8068m) 정상을 밟으며 13좌 등정을 이뤘다. 오 대장과 14좌 완등 경쟁을 벌이는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은 다음 달 초에 하나 남은 시샤팡마(8027m)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