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기도당은 지난 24일 8차 확정 후보 명단을 통해 6·2지방선거 수원시장 후보에 심재인(58) 전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화성시장 후보에 이태섭(67) 화성시의회 의장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5일 황준기(54) 전 여성부 차관의 성남시장 후보 확정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이대엽(74) 현 성남시장에 이어 김용서(69) 현 수원시장과 최영근(51) 현 화성시장까지 연이어 당내 공천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세 시장은 모두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며 지지도와 인지도가 타예비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 이 때문에 이들이 공천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 현역 시장 물갈이 공천으로 인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장고 들어간 김용서 수원시장

무려 12명의 예비후보가 참여했던 한나라당 수원시장 후보 경선은 모두 17명의 공천심사위원들이 투표에 참여, 심재인 전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이 9표로 과반을 넘게 득표해 후보로 확정됐다. 김용서 현 수원시장과 임수복(66) 전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각각 4표씩을 얻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용서(왼쪽) 수원시장과 이대엽(가운데) 성남시장·최영근(오른쪽) 화성시장. 3선에 도전하고 있는 이들 3명 현직 시장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원유철(48·평택갑) 공천심사위원장은 "심 전 국장이 공직 경험도 풍부하고 김용서 현 시장에 비해 젊은 50대라 세대 교체를 위한 인물로도 적합하다는 것이 공심위의 판단"이라며 "김 시장이 당의 원로로서 후진 양성을 위해 길을 터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1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공심위에 조속한 후보 확정을 촉구하며 공천 탈락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했던 김 시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공천 탈락으로 3선 도전에 적신호가 켜진 김 시장은 26일 연가를 내고 지난 주말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장고(長考)에 들어간 상태다. 그가 무소속 출마를 택할지 아니면 출마를 포기하고 다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이번 수원시장 선거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천이 확정된 심 전 국장은 "김 시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현태(63) 전 국회의원 등 일부 예비후보가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와 연대 등을 모색하고 있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거취 못 정한 화성시장, 무소속 출마 성남시장

아직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던 최영근 현 화성시장의 공천 탈락은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심위원들의 공천투표에서 총 17표 가운데 이태섭 화성시의회 의장이 10표, 최 시장이 7표를 획득해 이 의장이 한나라당 화성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원유철 공심위원장은 "당내 여의도 연구소에서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최 시장이 현직 시장임에도 야권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때문에 공심위원들 사이에서 최 시장이 나설 경우 필패한다는 여론이 팽배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의정부·성남 등도 같은 이유로 현직 시장이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 역시 현재 휴가를 내고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이번 주 내내 고민을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15일 공천에서 탈락한 이대엽 성남시장은 26일 성남중원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시장은 탈당하지 않고 한나라당 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중앙당이 아직 성남시장 후보를 최종적으로 결정,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당계는 내지 않았다"며 "중앙당이 황준기 전 차관을 시장 후보로 결정하면 곧바로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23일에는 이 시장 지지자들이 1만여명의 지지자를 모아 성남시청 앞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 시장의 무소속 출마를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하려다 선거법 위반 논란 끝에 무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미 13일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결의대회 해프닝은 이 시장 출마를 위한 명분과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이제 이 시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함에 따라 그의 시장 직무가 정지됐으며 성남시는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로써 이 시장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