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한 어니 엘스(남아공)는 "제주 풍경은 하와이와 비슷한데, 코스 조건은 유럽 투어와 닮았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링크스골프장으로 대표되는 유럽 투어의 코스는 대부분 인공적으로 꾸미기보다는 자연조건을 그대로 살리는 편이다. 강한 바람과 억세고 깊은 러프, 약간 느리다 싶은 그린이 대표적이다.

25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짙은 안개와 강풍, 쌀쌀한 날씨로 4라운드 대회가 3라운드로 축소될 만큼 악조건 속에서 치러졌다. 평소 유럽 투어에서 단련된 선수들만이 이런 조건 속에서 살아남았다.

한국 투어와 아시안 투어를 겸한 이 대회에 나온 40여명의 한국 선수들 가운데에는 남자 골프의 유망주 노승열(19)만이 유일하게 톱10에 올랐다. 공동 4위(7언더파 209타)에 오른 노승열은 "3라운드 내내 강한 바람이 불어 힘들었다"며 "지난해 유럽대회에 출전하면서 적응력을 키운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상금 10만1871유로(약 1억5000만원)를 받은 노승열은 아시안 투어와 한국 프로골프 투어에서 상금 랭킹 1위에 올랐다.

우승은 세계 랭킹 232위인 마커스 프레이저가 합계 12언더파 204타의 기록으로 차지했다. 공동 2위 개러스 메이빈(북아일랜드)·브렛 럼포드(호주)를 4타차로 제친 프레이저는 상금 36만7500유로(약 5억4000만원)를 받았다. 프레이저는 2002년 프로에 데뷔해 2003년 유럽 투어 BMW 러시아오픈에서 우승하고 나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3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9홀까지 선두에 1타차로 추격했던 엘스는 후반 들어 난조를 보이며 5언더파 211타로 공동 9위에 머물렀다. 앤서니 김은 공동 16위(3언더파 213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