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금년에도 어김없이 지난 3월 31일 기한에 맞춰 2010년도 고용보험료를 납부했다. 매년 보험료를 납부할 때마다 해고자가 없는 회사가 왜 고용보험료를 계속해서 내야 하는지 의아하다. 의료보험이나 산재보험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설령 지금까지 문제가 발생치 아니했다 하더라도 글자 그대로 미래의 사고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라고 볼 수 있으니 그런대로 이해할 수가 있겠다. 그러나 고용보험은 한마디로 고용주가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한 고용이 지속되는 것이므로 예기치 않게 발생되는 의료보험이나 산재보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많은 회사에서 이직이나 이사, 유학, 창업 등으로 인해 자발 퇴직하는 사원들조차 퇴사 후 고용보험을 타기 위해 퇴사 사유란에 구조조정에 따른 감원이나 인원 조정 때문이라고 기재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고 들었다. 그리고 회사도 그만두는 사원이 원하는 퇴사 사유를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확한 퇴사사유를 기재토록 강요한들 고용보험료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 데다 퇴직자의 불평·불만만 생기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이 무사고 운행을 하면 보험료를 경감해 주듯이 고용보험도 일정기간 해고가 없다면 다음 해에는 일정 비율로 (예컨대 정상보험료에서 10%, 15% 삭감) 경감해주고, 반대로 해고가 많은 회사는 당연히 고용보험료를 인상해야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러면 회사도 해고를 보다 신중히 하게 되고, 더욱이 자의로 퇴사하는 사원이 고용보험을 타기 위해 임의로 해고로 처리해 달라는 요구를 지금처럼 함부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구자건·제이앤케이산업㈜ 대표
입력 2010.04.23.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