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국내에 잠입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2명이 검거된 사실에 대해 "어차피 김정일은 할 일이 그것밖에 없으니 계속 이런 시도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걸 신경 쓰겠느냐. 내 존재로 북한의 악랄함을 알리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황 전 비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김정일이 한 게 분명하다. 김정일이 이런 일을 계속 준비해 왔다는 것은 다 아는 일이다"면서도 "(대북) 군사적 대응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보복하고 또 북한이 대응하면, 한반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처럼 전쟁이 일상화된 지역, 지저분한 전쟁터가 될 수 있다"며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은)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리게 하고 국론을 분열시켜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김정일은 바로 이런 걸 노린다"고 군사적 대응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일은 전면전을 할 배짱은 없기 때문에 이런 식의 도발을 하는데 거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전 비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에 중국을 참여시켜 "중국에 북한이 한 일의 실체를 보여줘 북한을 지지 또는 지원하지 않을 명분을 쌓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이번 (천안함) 참상에 대해 적극 알리고 우리의 대응이 정당하다는 것을 공인시켜야 한다. 그러고 나서 김정일이 다시 도발할 경우에는 무자비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김정일 정권은 그 자체가 폭압 정권이기 때문에 내부나 외부를 향해 항상 폭력을 사용하려 한다. 이런 정권을 상대로 할 때는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중국이 북한에 영토적 야심이 있다고 하는데 반드시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며 "지금은 북한 수령 독재를 와해시키는 게 중요하다. 중국이 북한을 개혁·개방시키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도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중국도 북한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 북한이 그런 압박을 느껴야 변화가 온다"고 했다.
황 전 비서는 "대한민국은 천안함 침몰로 젊은 군인들과 군함을 잃었다. 정말 크게 잃었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은 너무나 해이해진 태도로 북한을 봐 왔다"며 "이번에 북한과 김정일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고 깨닫게 된다면 더 큰 것을 얻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황 전 비서는 1954년 북한노동당 주체사상연구소장을 맡은 이후 당 선전·이념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했고, 40년 넘게 김일성·김정일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이런 황 전 비서의 오랜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를 무겁게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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