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인 월드컵 축구 대표팀 엔트리는 '20+3'의 원칙으로 구성된다. 이 중 20명은 필드 플레이어고, 나머지 3명이 골키퍼이다. FIFA의 월드컵 규정에 따르면 다른 포지션은 인원에 제한이 없지만, 유독 골키퍼는 "23명 중 3명은 골키퍼여야 한다"고 못박았다. 엔트리 수가 23명에 못 미치는 연령별 대회에서도 FIFA는 대부분 '골키퍼 3명' 원칙은 지키고 있다.

이는 다른 선수로 대체 불가능한 골키퍼 포지션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고누적이나 부상 등으로 2명의 골키퍼가 모두 출전 못해도, 제3의 골키퍼가 있어야 수준 높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키퍼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체력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실제론 각 팀의 에이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 경기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각 팀은 에이스 유고(有故)에 대비해 제2 골키퍼를 뽑되, 제3 골키퍼는 '경기 외적인 상황'을 고려하기도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이 이운재-김병지에다 최은성이라는 의외의 인물을 포함시킨 것도 그런 이유였다. 헌신적이고 성실한 최은성은 한국팀 자체 연습경기 때 부상자가 나오면 필드 플레이어 역할까지 도맡아 소화했다. 팀의 '큰형님'과 '심부름꾼' 역할을 모두 해냈기에 "경기력 향상의 숨은 공신"이라는 말도 들었다.

현재 허정무 대표팀에선 김영광이 제3 골키퍼의 역할을 해 왔다. 김영광의 성실성과 친화력 등을 두루 살펴 대표팀에 뽑았다는 의미이다. 김현태 코치도 "김영광은 (선발로 출전 못해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뛰어주는 선수이기에 데려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김영광도 제1·제2의 골키퍼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