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법원장 김용헌)이 전국 최초로 재판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법관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평가는 재판 당사자인 대전지법 소속 일선 판사들이 먼저 평가를 받아보자고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법원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대전지법이 마련한 법관평가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이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장의 언행이나 말투, 재판의 공정성, 사건 진행 방식 등에 대해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와 피고인 및 피고인측 변호사가, 민사재판에서는 원고와 피고, 양측 변호사가 평가에 참여하게 된다. 민·형사 재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사람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

법관평가표는 작성자가 봉투에 넣어 우체통에 넣으면 해당 재판부에 직접 배달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재판장에게 전달된다. 재판장이 평가표를 보고 자신의 재판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미진한 부분을 재판에 참여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스스로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다만 평가 내용은 점수를 매겨 법원장의 인사 평정 등에 반영하거나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지법은 현재 평가표를 만드는 등 보다 구체적인 시행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법관 평가를 시작해 내년 2월까지 약 1년간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대전지법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지난 14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전체 판사회의에서 판사들이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보자는 공감대를 이룬 것이 계기가 됐다.

대전지법 관계자는 "판사들이 자신의 시각에만 매몰되지 않고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재판 당사자들로부터 피드백(feedback)을 받아보게 된 것"이라며 "판사들이 직접 평가를 받겠다고 나선 만큼 보다 나은 재판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