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들이 '전쟁'을 겪고 있다. 지난겨울 공사를 시작한 전국 4대강 사업 현장에서는 올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1단계 공사를 마치기 위해 밤샘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 12일자 A1·4·5면에서 수질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깊이가 있는 기사에도 "어느 쪽이 맞는지 헷갈린다"는 현지 주민의 말처럼,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마치 원치 않는 전투 장면을 보는 듯하다.
지난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폐막된 '한국의 녹색성장과 영향평가' 주제 국제영향평가학회(IAIA) 총회에서 "한국이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적절한 영향평가를 준수하지 않고,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도 충분히 밟지 않았다"는 한 외국학자의 주장에, 우리측 참석자가 "2003년부터 평가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축적했다"며 논쟁을 벌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찬·반 양측의 수질(水質) 전망에 대해 어느 쪽이 옳았는지는 공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한반도 대운하' 논의를 시작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 시행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 속에 정부가 취해온 일방통행식 자세나, 정부와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반대쪽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정부는 1990년대 후반 4대강 수질개선에 30조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4대강 본류의 83~86%가 '좋은 물'이 된다고 장담하지만, 부산권에서는 이 '좋은 물'이 아닌 남강댐 물을 상수원으로 하는 '경남·부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을 별도로 추진한다니, 이는 낙동강 유역 주민들이 4대강 사업 후의 수질을 믿을 수 없다는 방증 아닌가.
또 "소양댐 물은 1년 가까이 가두어도 1급수"라는 주장도, 소양댐에 모인 상류수의 수질을 측정하고 유추하면 그 이유가 드러날 문제로, 4대강에 수많은 보(洑)를 설치하는 것이 수질악화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반대쪽 주장도 반대 이유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나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하다못해 '강을 살리자'는 원칙론만이라도 귀를 기울인 적이 있는가. 함께 최선책을 모색하면서 '부분적 시범사업'을 통해,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한 순차적 시행 등 대안들을 제시해보기라도 했던가.
이제 4대강 사업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공기(工期) 단축을 위해 밤을 새워가며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국토를 개조하는 막중한 사업인 만큼, 시행과정에서 보다 꼼꼼하고 치밀하게 풀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