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전공(戰功)을 세운 해외 참전용사와 그 가족 200여명이 오는 12~18일 한국을 찾는다.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영(英)연방 4개국 퇴역 군인들이다.
이번에 방한하는 참전용사 중 영국인 윌리암 스피크만(83)씨는 6·25전쟁으로 영국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훈장을 받은 장병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등병으로 참전해 1951년 11월 4일 새까맣게 밀려오는 중공군을 맞아 진지를 사수하며 수류탄 공격을 이끌었다. 육박전이 벌어지자 파편으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모래를 넣은 깡통·돌·자갈 등을 집어던지며 쏟아지는 적들을 물리쳤던 '전쟁 영웅'이다. 당시 영국 언론은 스피크만을 "용맹과 자신의 안위 따윈 안중에 두지 않은 자세가 전우들에게 귀감이 됐다"며 "그의 영웅적인 교전으로 적군은 상당한 손실을 입었고 부대가 4시간 동안 방어선을 유지하면서 후퇴할 수 있도록 도와 많은 전우들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칭송했다.
같은 영국인 데릭 키니(80)씨는 1950년 8월 6·25전쟁에 자원, 1951년 4월 25일 중공군에 생포됐다. 그 뒤 1953년 8월 풀려날 때까지 중공군의 고문과 회유, 학대와 위협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탈출을 기도하고 굴종하지 않는 자세로 군인의 기개를 보여준 점을 인정받아 조지 훈장을 받았다.
영연방 4개국은 9만4000명이 6·25전쟁에 참전해 1750여명이 전사하는 등 8100여명의 인명 손실을 입었다. 당시 영국 글로스터대대는 군의관과 군종들이 "부상병을 두고 후퇴할 수 없다"며 함께 남아 전원 포로가 된 일도 있었다. 이 부대는 나중에 미 트루먼 대통령 부대 훈장과 빅토리아훈장을 받았다.
이번 방한 행사는 6·25전쟁 60년 사업의 하나다. 이들은 함께 싸웠던 동료 전사자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UN기념공원을 참배하고, 국가별 전적지와 참전기념비를 찾아 기념식을 가진다. 13일 오후에는 영연방 참전용사 대표들이 서울 강동구 보훈병원을 방문, 입원하고 있는 6·25전쟁 전우들을 위문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1975년부터 UN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초청해오고 있으며 2009년까지 이 행사를 통해 2만6000명이 한국을 다녀갔다. 올해는 6·25전쟁 60년을 맞아 4월부터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참전 21개국 2400명을 초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