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이집트 그리스 인도 등 제국주의시대에 문화재를 약탈당했던 16개 국가들이 7~8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문화재 보호·반환 국제회의를 가진 뒤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문화재 약탈 피해국들은 처음으로 모인 국제회의를 끝내면서 각국이 우선적으로 반환받고자 하는 유물 목록을 만들었다.

그간 개별적으로 문화재 반환협상을 벌여오던 피해국들이 국제회의를 갖게 된 것은 최근 15년 동안 국제적으로 문화재 반환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국제 문화재 협약을 체결하자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집트는 작년 말 프랑스에서 고분 벽화를, 2007년엔 미국에서 파라오 석관물을 각각 돌려받았고, 이탈리아는 미국이 지닌 로마 유물을 되찾으면서 에티오피아엔 과거 무솔리니정권이 약탈했던 오벨리스크를 돌려줬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특집을 꾸민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브뤼노 라신 프랑스 국립도서관장이 한국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요구에 대해 "50년 전이었다면 프랑스는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환이 아닌 교차 임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를 주최한 이집트는 독일 베를린 박물관에 있는 네페르티 왕비 흉상 등 6점을, 그리스는 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파르테논신전 벽화조각을 환수 목록에 올렸다. 두 나라가 오래전부터 반환운동을 벌여 국제사회에 이름을 많이 알려놓은 유물들이다. 한국은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도서와 일제 때 일본으로 넘어간 조선왕실의궤를 우선 돌려받을 유물로 등록했다. 문화재청은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가 10만7857점에 이르고 일본에만 6만1000여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약탈 문화재 피해국들과 공조(共助)해 프랑스와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약탈 사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반환운동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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