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나이아가라폭포, 에펠탑, 피사의 사탑, 피라미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자금성, 도쿄타워, 서울타워와 청계천, 그리고 우리 대구의 우방타워와 신천. 2000년부터 해마다 10월이 되면 세계 주요도시들은 그들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물을 핑크빛 조명으로 물들여 왔다. 암환자와 그 가족들이 참가하는 걷기대회도 열린다. 핑크리본을 삽입하여 미국과 이탈리아에서는 우표를, 캐나다에서는 동전을 발행하기도 하였다.
유방암 계몽을 위한 이러한 캠페인 활동은 핑크리본을 심벌로 삼고 있는데, 이 핑크리본은 샬럿 할리라는 68살된 한 할머니에 의해 씨가 뿌려졌다. 할머니는 그녀의 할머니, 누이, 딸이 유방암으로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함께 겪었다. 1992년 초, 할머니는 그녀의 집에서 직접 손으로 복숭아색 리본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국립암연구소의 예산 중에 5%만이 암 예방에 쓰입니다. 이 리본을 달음으로써 의회의원들을 깨우쳐줍시다"라고 쓰여 있는 카드와 함께 리본을 동네 식료품점에서 나누어 주었다. 그녀의 활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져서 자선사업가인 에블린 로더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로더 여사는 리본의 색을 안정과 치유를 상징하는 핑크로 바꾸었다. 그리고 150만개의 핑크리본을 만들어 에스티로더 화장품판매점을 통해 유방암자가검진 카드와 함께 나누어 주었다. 이를 계기로 핑크리본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이제 세계 각국은 각자 다양한 모양의 핑크리본을 도안하여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성들 7명 중에 1명이 유방암에 걸리고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여성에서 많이 생긴다. 레이건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 포드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 여사, 클린턴 대통령의 어머니, 올리비아 뉴턴 존, 록펠러 여사, 피겨스케이팅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페기 플레밍 등이 이 병으로 고생하였다. 여성운동가 및 사회지도층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유방암환자의 재활을 위해 시작된 유방암운동은 유방암 계몽과 암 연구에 대한 기금 조성으로 그 활동범위를 넓혀갔으며 이제는 정책 결정에 있어 강력한 압력단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의 이러한 활동을 지켜본 의사들에 의해 도입되어 언론과 기업의 후원 속에 다양한 캠페인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방암 무료검진 및 공개강좌, 유방암 환우회 조직, 핑크리본 마라톤대회, 핑크불빛밝히기, 국회에서의 공청회 등을 비롯하여 유방암 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핑크타이를 매고 환자들에게 치유의 노래를 불러주는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이제는 핑크색이 유방암을 의미한다는 것은 장학퀴즈에서 고등학생도 쉽게 알아맞힐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유방암 분야의 이러한 성공적인 활동은 의료계의 다른 분야로도 번져나갔다. 1999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캡큐어는 전립선암에 대한 조기검진 의식을 높일 목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블루리본을 심벌로 정하였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매년 9월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정하고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에서는 매년 11월 17일 폐암의 날을 맞아 진행되는 '폐암 퇴치의 날' 캠페인의 상징물로 노란리본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도 나름의 리본을 개발하였다. 어떤 색깔이 어울릴까? 장 내용물(?)의 색깔로 된 골드리본을 만들었다. 참으로 기발한 생각이다.
리본캠페인은 의사들이 진료실 안에서의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서 벗어나 질병의 예방과 국민 계몽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히게 하였고 사회와 교통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질병의 조기 검진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리본들이 만들어져서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를 가진 건강한 한국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