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무용단이 창단 30년을 맞았다. 1981년 창단된 이 무용단은 매년 2~3회의 정기 공연과 각종 축하공연 등 총 60~80회의 공연을 펼치며 인천 지역에 한국무용을 전파했다. 1993년부터는 미국과 일본, 브라질 등 30여개 나라를 방문하며 해외공연을 펼쳤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창작무용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많이 펼쳤다.
1995년 안무가 이청자씨가 꾸민 '애비의 수첩'이라는 작품이 대표적이다. 한국전쟁 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자신의 피붙이를 다시 찾는 내용을 담았다.
1997년 국제통화 위기를 맞아 무용관람객이 크게 줄었다. 단원들은 "오는 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찾아가서 공연하자"고 결정했다. 이때부터 무용교실 등을 열어 일반 주부·직장인을 상대로 무용을 가르쳤다. 김유미(37) 단원은 "15년 넘게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끝에 공연 때 100명이 넘는 '마니아'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단원들의 연습을 이끄는 구경숙(46) 훈련장은 "초창기에는 무용을 알리는 홍보 활동도 병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인천시민들은 한국무용을 "돈 주고 본다"는 인식이 부족했다고 한다. 구 훈련장은 "무용수들이 직접 1주일에 2~3일은 꼭 날을 잡아 2인 1조로 인천 지역의 관공서·학교 등에 발품을 팔며 '저희 공연을 봐달라'고 초대권을 일일이 나눠줬다"고 말했다. 700석이 넘는 시민회관 관람석 중 500석은 채워야 했다. 이같이 무용수가 직접 나서는 '홍보작전'은 2000년도 무렵까지 계속됐다.
"초대권을 나눠주면 '글쎄요 무용요? 시간나면 가볼게요'라고 말한 다음에 안 오기 일쑤였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생각에 풀이 많이 죽었죠. 그래도 초대권 한 장이 인천 문화를 바꾼다는 각오로 뛸 수밖에 없었어요."
해외공연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최공주(46) 수석단원은 "1990년대 중반 멕시코의 4대 도시 순회공연 때 고지대인 멕시코시티 같은 도시에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인천시립무용단은 무용수들이 몸을 풀 때 추는 쉬운 춤사위 중심으로 만든 이른바 '우리춤 체조'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관객들에게 공연 때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동화를 무용으로 구현하는 '동화 속으로'라는 교육공연을 5월 어린이날을 맞아 펼칠 예정이다. 17일 오후에는 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토요상설무대'의 올해 첫 공연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