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일부 네티즌들의 욕설로 ‘도배’되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www.nec.go.kr)의 선거홍보사이트 ‘투표생각, 네 글자로 말해요’ 코너엔 정치인들에 대한 욕설과 뜻을 알 수 없는 ‘외계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코너는 지방선거에 대한 네티즌들의 참여를 북돋우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네 글자로 투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이 페이지에 ‘국민주권 - 투표는 국민으로 꼭 행해야할 권리중의 하나’라는 글을 남기는 등 긍정적 참여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부분의 글은 원래 취지와 정반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발맹박 - 국민을 호구로 아는 지도자를 일컫는 말', '상수군대 - 군대 가자', '식빵인촌 - 기자들 앞에서 XX이라는 말을 통해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자들의 인격을 볼 수 있다'는 등 정치권에 대한 공격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좌빨클릭 - 니들 착각은 6월까지겠지. 민주주의는 촛불들고 단체로 XX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홍어랑께 - 전라도의 몰표를 간단히 표현한 수작' 등 이념이나 지역 갈등을 자극하는 문구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와 함께 한 유명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자주 사용하는 그들만의 뜻 모를 '외계어'를 써 놓은 참여자도 적지 않았다. 네티즌들이 추천한 네 글자 중 1위는 '토륨주괴'라는 외계어였다. 이어 명박퇴진(2위), 명박타도(9위), 명박병신(10위) 등 현 정권을 비방하는 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선관위는 지방선거 투표일(6월 2일)까지 두달여 동안 이 코너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우수 '사자성어'를 작성한 네티즌과, 이를 추천한 사람들에게 선거 후 경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막상 이벤트 코너만 열어 놓고 부실 관리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네티즌들이 ‘사자성어’를 올리려면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을 입력하게 해 놓았지만, 본인확인 등의 절차를 따로 요구하진 않았다. 허위로 이름 등 개인 정보를 기재한 뒤 막글을 올리는 네티즌에 대한 방어책은 아예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