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고 파렴치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군을 통솔할 수 있는 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3일 오전 10시 해군2함대 보도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태영 국방부장관의 무성의 답변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 대표는 어제 국회의 천안함 침몰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김 국방장관이 무성의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유족들 사이에서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먼저 새떼를 향해 속초함이 함포를 발포했다는 사실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인터넷을 통해 철새에 대한 정보를 얻은 뒤 조류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3월과 4월에 날아다니는 새떼는 국방부가 밝힌 것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고 무엇보다 밤에 활동하지 않는 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어제 바로 김 국방의 일부 발언에 대해 반박하려 했으나, 각론만을 반박하기보다 초동 대처부터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반박할 기회를 갖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고 말해 추후 모든 문제점을 통합해 재 반박할 것을 암시했다.

이 대표는 어제 실종된 금양호와 관련해서는 "직접적 구조작업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천안함 침몰 9일 째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작업이 진척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유족들은 아직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 위로하며 좋은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데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족들은 구조작업을 돕는 사람들마다 불행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 다는 반응이다.

실종된 박정수 중사의 사촌형 박정식씨는 "하늘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남아있는 유족들은 남편, 동생, 아들들에 대한 무사귀환 기원만으로도 너무 힘든 데 들리는 소식마다 안 좋은 소식만 들려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손수민 하사의 가족 전병철씨도 "유가족 모두가 한준호 준위의 사망 소식에 무척 마음 아파했는데, 금양호 실종 소식까지 접하고 너무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군2함대에 남아있는 유족들은 사고현장을 방문한 유족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수색작업 진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