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성기문) 심리로 열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재판에서, 포스코측 변호인은 "정부가 최근 포스코측에 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에 협조를 요청해왔으며 현재 내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는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다.

위원회 관계자는 "작년부터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코측과 협의해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라면서 "재단이 설립되면 강제징용 역사기념관 운영을 비롯해 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들을 위한 추모사업, 의료지원, 장학사업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측과 포스코 실무자들은 그동안 3~4차례 협의를 가졌으며, 포스코측도 기금지원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측은 올해 안으로 재단설립준비위원회를 만든 후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이르면 내년 중 공익 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징용 피해자들이 일했던 일부 일본 기업들도 위원회측에 "공익 재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재단 설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 기업들은 강제징용된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의 일부만 지급하거나 전액을 강제로 저축시키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미지불(未支拂) 임금 3억6000만엔(현재 한화 가치로 3조~4조원)가량은 아직까지 일본 법무성 등에 공탁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 당시 한국정부는 일본으로부터 5억달러의 차관을 받는 대신 개인들의 청구권을 포기했다"며 공탁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