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및 군함 전문가들은 28일 운동장만한 88m짜리 초계함이 순식간에 두 동강 나서 침몰했다면 "일시에 엄청난 폭발이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런 폭발력이 기뢰·어뢰 등 '외부 충격' 때문인지, 적재한 폭약·유류 등 '내부 폭발' 때문인지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갈렸다.

①해군 작전사령관 출신 A씨

"내부 폭발로는 그런 파괴력이 나올 수 없다. 초계함 탄약고의 경우 신관(점화장치)과 장약(화약)이 분리돼 있어 폭발사고가 거의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탄약고 잠금장치는 이중, 삼중으로 돼 있어 어떤 누구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기뢰보다 어뢰일 가능성이 있다. 유고급 소형 잠수정(10명 이하 승선 규모)이 접근하면 사전 탐지가 힘들다. 여기서 음향 추적 어뢰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②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

"함정 내부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관실이 폭발했다면 기관실만 망가진다. 어뢰 공격이라면 국가적 차원의 문제다."

천안함의 16배 규모 美군함도 기뢰 한방에…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가 설치한 기뢰와 충돌해 큰 구멍이 뚫리는 피해를 입은 미 해군의 1만9000t급 대형 상륙함. 이번에 침몰한 천안함은 1200t급으로 기뢰에 충돌했을 경우, 바로 두 동강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③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일각에선 자꾸 북한, 북한 하는데 사고 해역을 안다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사고 해역은 조류(潮流)가 무척 빠르고 수심이 25~30m 정도로 깊지 않다. 북한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활동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여기에 조류 방향도 동남 110도, 북서 290도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기뢰 등) 뭘 내려보내도 해당 수역에 닿기 힘든 조건이다. 물론 두 동강 났다는 건 커다란 충격에 의한 것이 맞는 듯하다. 그러나 어뢰라면 소나(Sonar)실에서 24시간 워치하는데 어뢰 소음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분명 포착됐을 것이다. 선체를 살펴보기 전까지 북한 관련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군함 제작) 김태욱 상무

"외부의 폭발 충격이 내부의 연쇄적 탄약 폭발을 유도해 두 동강 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어뢰라면 이 정도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탐지가 어려운) 소형 잠수정이 싣고 온 어뢰라면 클 수가 없고, 어뢰가 크다면 탐지가 안됐다는 게 이상하다. 어뢰는 맞을 때 맞더라도 '야, 이거 맞는구나'라는 건 알 수 있다."

⑤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전문가 B씨

"천안함은 미 해군 방식으로 설계한 전투함이기 때문에 배 길이의 15~17%가 깨져도 부상(浮上)할 수 있다. '수밀격벽(水密隔壁·배 내부를 나눈 벽)'이 3개 연속 깨져야 침몰하는데, 소형 어뢰 한 발 정도로는 '두 동강 침몰'이 어렵다. 그러나 기뢰에 맞으면 수중에서 충격파가 생기고 붕 뜨는 현상이 나타난다. 천안함이 20~50㎝쯤 떠올랐다는 생존 승조원 증언도 기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⑥함정 폭발 전문가 국책연구소 C박사

"배는 생각보다 굉장히 강건한 구조다. 내부 폭발에 의해 두 동강이 나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도 좋다. 생존 승조원 증언 중에 '화약 냄새가 안 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뢰나 어뢰가 선박에 부딪혀 터진 게 아니라 비접촉으로 수중에서 폭발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특히 어뢰나 기뢰가 터지면 엄청난 버블(거품)이 생기는데, 버블이 팽창·수축하며 깨질 때 발생하는 '버블 제트'라는 힘이 물기둥처럼 배를 강타하게 된다."

⑦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그 동안의 사고 사례나 실험을 분석해 보더라도 내부 유증기(기름이 증발한 기체) 폭발 정도의 사고로 1200t급 선박이 두 동강 나서 곧 침몰하는 경우는 없었다. 현재로는 외부 수중 폭발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

⑧백승주 국방연구원 박사

"어뢰나 기뢰 한 방에 초계함이 일시에 두 동강 나 침몰했다면 군사 교리를 다시 써야 할 상황이다. 내부의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다. 어뢰나 기뢰 등이 배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폭약이나 유류 저장소를 한 번에 정확하게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⑨익명의 군사 전문가

"'내부 테러' 가능성을 조심스럽지만 거론하고 싶다. 80년대 중반 멀쩡하게 대학까지 나온 사병이 GOP(전방 초소) 근무병들을 사살하고 북으로 도주한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도 불순분자가 침입해 배의 약점을 노렸을 수 있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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