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건강보험 개혁안 통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중인격'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건강보험 개혁안이 의회에서 가결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 안에 내재한 두개의 전혀 다른 인격체가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라고 보도했다. 하버드 법과대학을 나온 냉철한 '인텔리(지식층)' 오바마와 시카고 빈민의 복지사업에 힘쓰던 정열적인 지역활동가 오바마, 두 '페르소나(인격)'의 공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오바마는 두 인격체를 상황에 따라 번갈아 끄집어내며 각계각층 사람들의 지지를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정권 초기 건강보험 개혁안을 제안한 것은 차가운 두뇌의 법률가 오바마였다. 그는 개혁안의 의의와 장점을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정치권에 설명했다. 민간보험 비용의 거품을 줄임으로써 미국경제가 얻는 거시경제적 이익도 제시했다. 명료하고 흠잡을 데 없는 설득에 민주당 내의 반대파까지도 마음이 움직였다.

뜨거운 가슴의 지역활동가로서 오바마는 작년 말 건보 개혁법안이 반대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최대의 민간 보험회사가 일방적으로 보험료를 40% 가까이 인상한 것도 그의 투쟁심을 불태웠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법안의 경제성이나 거시적 효과보다, 당장 병원에 갈 돈이 없는 빈민의 고충을 국민에게 대신 호소했다. 암으로 죽어가면서 비싼 보험료를 내지 못해 치료도 못 받는 청소부 나토마 캔필드(Canfield)의 사연을 직접 나서서 홍보했다. 젊은 시절 시카고의 빈민들과 어울리며 터득한 소통 방식을 발휘해 서민층의 지지를 이끌었다.

WSJ는 오바마의 두 인격체가, 낮에는 로펌의 고액연봉 변호사였고 저녁에는 빈민들의 투표자 등록을 독려하고 다니던 독특한 인생역정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을 인용해 "오바마가 내민 손은 고급 실크장갑일 수도 있고 거친 주먹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