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가 판·검사는 퇴직 전 1년 동안 근무했던 법원·검찰청 관할지역 사건을 퇴직 후 1년간은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법조계 전관예우(前官禮遇)는 누구나 다 아는 수십 년 전부터의 병폐인데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사법제도발전위원회(1993년), 김대중 정부의 사법개혁추진위원회(1999년), 노무현 정부 사법개혁추진위원회(2006년) 모두가 전관예우 앞에선 손을 들고 말았다.

전관예우는 법조계 선·후배 사이의 불공정(不公正) 카르텔이다. 후배 판·검사가 퇴직한 선배 변호사의 사건을 유리하게 처리해주는 이유는 같은 직장에서 일했다는 인간 정리(情理) 때문이라기보다 자기도 퇴직해서 전관예우의 덕을 보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래서 이 불공정 카르텔이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도 전관예우만은 건드리지 않는다. 법원 내 이념적 사조직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는 우리법연구회의 초대회장이었던 박시환 대법관도 부장판사를 그만두고 22개월 동안 변호사 수임료로 19억5800만원을 벌었다. 2005년 11월 대법관 인사청문회 때 이 문제를 추궁당하자 "부끄럽다. 별로 할 말이 없다"고 대답했다. 간부급 검사 출신 변호사들 중엔 선임계도 안 내고 전화 한 통화로 사건을 불구속으로 수사하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의 구(舊) 변호사법엔 '퇴직 전 2년 이내에 근무했던 지역에선 3년 동안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두었지만 1989년 직업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違憲) 결정이 났다. 2004년, 2007년에도 퇴임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은 변호사의 형사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이번 변호사제도 개선안을 놓고도 논란이 빚어질 것이다. 법조계가 스스로 전관예우의 해결책을 내놓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회라도 나서서 한국 법조계의 후진성을 대표하는 전관예우라는 불공정 카르텔을 끊어놓기를 기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