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광역단체장 부인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밥을 사고 30만원을 내 고발당했다. 식사자리를 신고한 A씨는 포상금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선관위는 이 포상금을 A씨가 신고전화를 걸었던 선관위 지도계장 계좌로 입금한 뒤 계장이 인출해 현금으로 A씨에게 건넸다. A씨에게 직접 입금하면 기록이 남아 신고자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상금 영수증도 봉인(封印)해 별도 보관했다.

#2. 지난 2월 광진구의회 의원은 지역 유권자 165명에게 3만5000원짜리 굴비세트를 택배회사를 통해 배달한 뒤, 나중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선물보낸 사실을 알렸다. 선관위는 이 사건을 수사의뢰하면서 제보자 B씨의 신원을 알리지 않았다. B씨는 수사기관 조사 때도 가명을 썼다. B씨의 실명·연령·주소·직업 등의 인적사항은 별도의 '신원관리카드'에 기재했는데, 검사의 관리 아래 열람할 경우 기록을 남기는 등 철저히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3. 선관위는 최근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등 7개 정부기관과의 합동회의에서 선거범죄 관련 내부 고발자 신분보호대책을 논의했다. 내부 고발자가 누구인지 드러나 소속 기관에서 계속 근무하기 어려울 때는 다른 기관으로 인사이동을 할 수 있게 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가 '고발자 보호'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선거범죄의 특성상 현장에 있었거나 범죄에 연관된 내부자의 제보 없이는 단속이나 적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내부 고발자나 신고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특급 보안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19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지급된 신고포상금은 모두 10억7143만원(385건)으로 그 전 지방선거 때의 1억922만원(190건)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중앙선관위 김대년 공보담당관은 "최근 들어 일반 시민들의 신고·제보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후진적인 금품·부정선거 풍토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특히 이런 성과가 나오기까지 신고자 보호를 위한 '보안 작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관위는 불법으로 식사나 물품을 제공받은 사람이 신고할 경우, 신고자까지 불러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가짜 과태료 부과 명령서도 발부하고 있다. 밥을 먹거나 물품을 제공받은 사람이 소수일 경우, 신고자만 수사기관 조사를 받지 않으면 바로 신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포상금(6000만원)을 받은 신고자에 대해서는 포상급 지급 여부를 심의한 중앙선관위조차 실제 이름을 알지 못했다. 이름은 가명을 쓰고 인적사항은 모두 비워뒀기 때문이다. 선관위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만 확인할 뿐 제보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했다.

선관위측은 선거 관련 범죄의 신고나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신분 보안 작전을 계속 강화하는 한편, 선거포상금 확대 방안도 마련했다. 후보자가 500만원 정도의 조직활동비나 공천헌금을 제공한 행위를 신고하면 시도지사 후보의 경우 최대 5억원(기초단체장 3억원, 지방의회 의원은 1억원)까지 포상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