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의원(47·서울 중구)이 17일 "서울 시민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성공한 최초의 여성시장이 되겠다"며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일하는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자신이 정책과 현안 등에서 가장 'MB(이명박 대통령) 성향', '한나라당 주류 성향'임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한나라당 DNA, 나경원'이란 피켓을 든 지지자들도 있었다.
나 의원은 이날 "평소 소신이 세종시 원안 반대였다"고 했다. 나 의원은 여권 핵심에서 최후수단으로 생각하는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이다. 세종시 논란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의원 등 경쟁자들이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나 의원은 또 원희룡 의원이 민주당의 '무상급식 전면시행'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과 관련, "당 노선과 다른 분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어떻게 시민들의 지지를 요구할 수 있느냐"며 "부자 아이들에게 밥 한 끼 주는 것보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게 교육의 기회를 골고루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하는 당의 입장과 자신을 일치시킨 것이다.
오 시장에 대해서는 "광화문광장이 역사의식 없는 행정의 표본이 됐다"며 보수 지지층이 비판적인 눈으로 보고 있는 광화문광장을 주 공격포인트로 삼았다.
나 의원은 현역인 오 시장과 '잠재 차기주자'로서 꼽혀온 원 의원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오 시장과 원 의원에 선뜻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당내 주류와 정책적 입장을 맞추며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미모의 여성 대변인'으로 굳어졌던 자신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언론법 처리 과정에서 '투사' 역을 자임했었다.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나 의원의 이번 도전은 어떤 결과물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