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낮은 임금에 기초한 수출중심 경제정책으로 다른 EU 회원국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프랑스 라가르드 경제장관)
"독일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그들 자체의 역량 때문이지, 정부 정책 덕분이 아니다."(독일 쇼이블레 재무장관)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이면서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의 경제정책에 대해 프랑스가 딴지를 걸고 나서,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의 경제노선에 대한 다른 EU(유럽연합) 회원국들의 불만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프랑스가 정면으로 시비를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독일 때리기' 총대를 멘 이는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Lagarde) 경제장관.
그녀는 지난 15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최근 10년간 임금 상승을 억제하며 수출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이는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며, EU 전체에도 득이 되지 않는 모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독일이 수출경쟁력 면에서 다른 EU 회원국들을 압도하면서 '경상수지 흑자'라는 과실을 독식함에 따라, 스페인·그리스 등 경쟁력이 취약한 다른 EU 회원국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논리다. 독일의 경우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막대한 통일비용 조달과정에서 기업들의 조세부담이 늘어나고 이것이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촉발했다. 위기감을 느낀 독일 기업과 근로자들은 노사정 협약을 통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일자리는 보장해 주는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독일 기업의 수출경쟁력은 높여준 대신 근로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저하시켜 내수 부진과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다른 EU 회원국들은 독일의 이런 정책이 대(對)독일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고, 전체 EU의 경제 활성화에도 주름살을 안겨주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독일 정치권과 경제인들은 EU 회원국들의 이런 요구를 우등생에 대한 열등생의 '딴지 걸기'로 보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독일 라이너 브루에데를레(Bruederle) 경제장관은 16일자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능력 이상으로 호의호식하며 경쟁력 향상 노력은 게을리해온 나라들이 (정반대의) 다른 나라를 손가락질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매우 불공정한 태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