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돌아온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온기 넘치는 가족 드라마 SBS '인생은 아름다워'. '엄마에게도 안식 휴가를 주자'는 주장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며 40% 안팎 시청률로 상업적 성공까지 일궈냈던 수작(秀作) '엄마가 뿔났다'(KBS 2TV) 이후 1년6개월 만의 복귀작이다. 김 작가는 전화 인터뷰에서 "내 드라마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는 것은 갈수록 '막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주변 상황에 대한 반발"이라고 말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주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노부부와 그 자식들이 일궈가는 크고 작은 일상을 담아낸다. 김 작가는 "그동안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들 배경이 서울이었는데, 지방에서도 우리 국민이 나름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런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난 뒤에는 날씨가 속을 썩여 걱정이 많다"고 했다. "제작진이 너무 골탕을 먹으니까 괜히 노인네가 욕심을 부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배우들은 2주에 한번씩 이어지는 제주도 촬영에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김수현 사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과거 인연을 맺었던 배우를 계속 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베테랑 연기자들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하지만 가수 남규리가 중용된 건 다소 뜻밖. 김 작가는 "첫 주 독해에서는 조금 한심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혼내지는 않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떨고 있을 텐데…. 그런데 이번에는 제대로 하더군요. 제 팀에는 늘 노련한 선배 연기자들이 후배들한테 따뜻한 선생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행이죠. 이제 규리도 흐름을 잘 타고 있습니다."
그는 캐스팅의 기준에 대해 "스타성은 반가워하지 않는다"며 "능력이 있는데 주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친구들이 괜찮다"고 했다.
김 작가는 올해 초 트위터를 통해 영화 '아바타'에 대한 혹평을 내놓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바타'가 난리도 아닌데 나는 왜 중간 중간 졸았을까? 너무 단순한 이야기는 따분하고 화려한 화면의 어필만으로는 글쎄올시다. 창작물이 아니라 현란한 시각 홀림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썼다. 김 작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성질이 나서 솔직하게 썼더니 '아바타' 신도들이 그렇게 많더라"며 "벌떼처럼 덤벼드는데 나는 뭐 영화에 대한 감상도 내놓으면 안 되는 사람이냐?"고 되물었다. 내친김에 잇따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영화형 드라마 '추노', '아이리스'에 대한 감상을 묻자 "자세히 보지는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배우나 연출이 너무 폼을 잡는 것 같아 거북한 감이 든다"고 했다. 그의 인생에 드라마 집필은 어떤 의미일까? "생업(生業)"이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쩌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됐고 아직도 나를 찾는 사람이 있으니 글을 쓰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