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37~56)=이창호 바둑인생의 정점은 2004년 제8회 LG배 제패로 세계 5관왕으로 올라섰던 때였다. 22세 청년이던 그 무렵의 쿵제에게 이창호는 감히 쳐다보기조차 힘든 별세계의 거물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쿵제는 세계 3관왕을 넘보고 있고, 이창호에겐 '준우승 전문'이란 민망한 꼬리표가 붙었다. 이번 대결서 녹슬지 않은 펀치를 보여주고 싶은 이창호의 욕망은 얼마나 간절했을까.
축(逐)머리 공방이 계속된다. △의 붙임에 흑은 37로 섰고, 백은 38로 한 번 몬 뒤 40으로 젖혀갔다. 이 과정에서 당연해 보이는 39가 안이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39 빵때림을 백에게 내주더라도 '가'로 젖혀 좌하귀를 챙기는 쪽이 더 알차다는 것. 우상 흑 6점은 상변으로 넘어가면 된다.
44의 단수 한 방을 아끼고 43에 뻗은 수도 화제가 됐다. 참고도처럼만 된다면 흑이 좋지만, 백이 2로 잇지 않고 A에 붙이는 등 먼저 준동하는 게 까다롭다. 47도 '나'와 '다'를 포함해 젊은 기사들 사이에서 3가지 안이 경합했는데 '나'가 최다득표(?)를 했다. 48 이하 53의 선수 삭감이 뼈아팠기 때문. 56으로 침입해 열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