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발생한 모스크바 한국인 유학생 피습사건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고 9일 우리 정부에 통보했던 러시아가 10일엔 "이미 검거한 것이 아니라 조만간 이들을 검거할 것을 확신한다"고 정정했다. 한국인들에 대한 잇단 피습으로 공포에 떠는 교민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러시아가 기초적 수사 정보를 잘못 통보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치안 당국은 이날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 측에 "용의자를 체포한 것이 아니라 용의자 2명의 몽타주를 완성했으며, 조만간 이들을 검거할 것을 확신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날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통해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고 외교부에 통보했다. 유감을 표명하기 위해 외교부가 러시아 대사를 부른 자리에서였다. 게다가 브누코프 대사는 "특별히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2명의 용의자 체포를 전제로 사건의 성격까지 설명했다. 러시아 경찰이 인종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과도 다른 판단이었다.

우리 정부가 러시아 경찰에 검거 여부를 다시 확인한 것은, 전날 러시아 대사의 용의자 검거 통보 이후 현지 경찰에서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다른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온종일 사실을 확인하느라 동분서주했지만 이날 밤늦게야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 대사와 외교부 사이에 통역 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브누코프 대사와 현지 치안 당국 사이에 사실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 정부를 안심시키려고 러시아 대사가 조금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고의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