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가 사건발생 15일, 공개수배 12일만에 검거됐다.

김길태는 10일 오후 2시50분쯤 부산 사상구 삼락동 현대골드빌라 1층 주차장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은 빌라 옥상에 숨어있다가 경찰 포위망이 좁혀지자 건물벽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갔으나, 밑에서 기다리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덕포시장에서 음식물이 자주 없어진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인력을 집중 투입해 포위망을 좁혀나갔다. 김은 경찰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달아나다가 이를 발견한 경찰에게 쫓겨 빌딩으로 올라갔다.

김길태는 빌딩 옥상에서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으며, 자신을 붙잡으려는 경찰 4명과 격투를 벌였으나 큰 힘을 쓰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김을 검거한 경찰들은 사하경찰서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김길태는 수배사진에 비해 몹시 마른 모습이었다. 경찰이 금방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경찰은 김을 수사본부가 차려진 인근 사상경찰서로 압송했다.

일반적으로 범죄자들이 범행현장에서 멀리 달아나는 것과 달리 김길태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덕포동 일대에 숨어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길태는 어려서부터 이곳에서 자라 이 지역 지리에 익숙하다. 김길태가 붙잡힌 곳도 부친의 집이 있는 덕포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숨진 이모(13)양의 집과도 직선거리로 채 400m가 되지 않는 위치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 덕포동의 주택에 침입해 여중생 이모양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이양은 자신의 집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주택 옥상 물탱크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핫이슈] 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