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 지난 2일과 7일 10대 소녀의 시신 2구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미국에서도 허술한 성범죄자 관리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LA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들은 7일 두 10대 소녀 첼시 킹(King·17)과 앰버 두브와(DuBois·14)가 미성년 성범죄 전과가 있는 존 가드너(Gardner·30)에게 희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고교 졸업반이던 첼시는 지난달 24일 홀로 산책을 나갔다가 지난 2일 집 근처 공원 외진 곳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은 첼시의 옷에서 가드너의 정액을 채취했고, 그를 강간살인죄로 기소했다.
이어 7일에는 샌디에이고 교외의 인적이 드문 마을에서 고교 1학년생 앰버의 유골이 발견됐다. 앰버는 작년 2월 13일 쇼핑을 하러 집을 나간 후 1년 넘게 실종된 상태였다. 당시 목격자는 그녀가 남자와 걸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첼시와 앰버가 실종된 장소는 불과 16㎞ 떨어져 있었다. 앰버의 아버지는 AP통신에 "두 아이는 모두 마르고 165㎝ 키에 푸른 눈을 가진 10대"라며 살인범이 가드너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LAT에 따르면 가드너는 지난 2000년 13세 소녀를 납치해 강제추행한 혐의로 체포됐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범죄심리학자는 "가드너가 후회하는 기색이 없으며 앞으로도 어린 소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 11년 징역형을 제안했다. 그러나 가드너는 동종(同種)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6년형을 선고받았고, 5년 만에 가석방됐다. 이어 3년 동안 위치추적장치를 발목에 차고 지내야 했으나 3년이 지난 2008년 이 장치를 풀도록 허락받았다. 다만 성범죄자로 관공서에 등록해 주거지를 신고하고, 학교·공원 근처엔 접근이 금지됐다.
하지만 가드너는 지난달부터 자신의 집이 아니라 80㎞ 떨어진 샌디에이고 근처의 어머니 집에 머물러왔다. 첼시를 공격한 곳도 그에겐 출입이 금지된 공원이다. 이 때문에 경찰과 주 당국이 성범죄자 관리를 허술히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첼시의 아버지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법이 우리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 이대로는 다른 아이들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