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두 사람이 즐겁게 골프를 치고 있다.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사진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쿠바 혁명지도자 피델 카스트로(Castro ·83·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와 '국경 없는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Guevara·1928~1967년)라면 얘기가 다르다.
두 사람은 사회주의 세상을 꿈꿨고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적인 것을 경멸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자본주의 부유층 스포츠로 알려졌던 골프를 즐기는 사진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CNN방송은 2일 카스트로의 전속 사진사였던 알베르토 코르다(Korda)가 찍은 이 사진들이 4일 경매에 부쳐진다고 보도했다.
사진 촬영 시점은 1962년 어느 날. 10월의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다.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는 그날 서로 지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과는 체 게바라의 승리. 그는 혁명가가 되기 전 아르헨티나에서 골프 캐디를 한 적이 있었다.
카스트로는 그날 패배 이후 수도 아바나의 골프장을 갈아엎고 군사학교와 예술학교를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쿠바 정부가 야구·배구·육상·권투 등의 스포츠는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면서도 골프를 유독 억압한 배경에는 그날 골프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