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가 지난해 5월부터 4개월 동안 미국 내 한국인 성매매 여성 18명과 매매 업소 관련자 4명을 심층 인터뷰해 실태보고서를 냈다고 중앙일보가 23일 보도했다. 한국인 여성의 미국 원정 성매매에 관한 첫 사례 분석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들은 대개 불법 취업 알선 조직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이들은 항공료와 브로커에게 주는 수수료까지 밀입국에 평균 1만 달러 정도를 썼다. 이들은 '몇 년 고생해 인생을 바꾸겠다'는 꿈을 갖고 미국 국경을 넘었다.
한국의 미국 원정 성매매 알선 조직은 인터넷에 '불황 탈출…미국에서 일할 언니 구합니다' 같은 광고를 내 여성들을 유인했다. 브로커들은 미국 밀입국비를 내지 못하면 일단 현지에서 취업한 뒤 돈을 벌어 갚게 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이었던 성매매 여성 18명 중 7명이 캐나다·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고 답했다. 캐나다에서 차량에 숨어 국경을 통과하거나 멕시코인 사이에 섞여 미국~멕시코 국경의 사막을 걸어서 넘는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땅을 밟았다. 나머지 11명은 관광비자를 받아 입국했지만 곧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미국 대도시의 마사지 업소·단란주점에 취업했다. 브로커 중엔 한인 콜택시 기사도 포함돼 있었다. 교민이 많은 대도시 번화가에 차를 세워놓고 호객 행위를 하기도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면접조사 결과 성매매 여성들은 평균 하루 13.5시간 동안 7~8명 이상의 고객을 상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의 80% 이상이 미국인이었다. 접대비는 시간당 200달러 안팎이었다. 이 가운데 80달러는 업주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단속을 피해 한 지역에 머물지 않았다. 브로커를 통해 새 업주를 소개받아 1~6개월마다 도시를 옮겨가며 일했다.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LA에서 일하다 댈러스를 거쳐 애틀랜타·뉴욕으로 이동했다. 'U자형' 대륙 횡단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 여성들을 만난 장준오 박사는 “성매매 여성들은 도박·쇼핑 중독에 빠져 한 번에 수천 달러 이상 소비한다”며 “도박으로 수십만 달러 빚을 져 성매매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는 45세 여성도 있었다”고 증앙일보에 말했다. 마약에 빠져 지내는 여성도 상당수에 달했다. 거금을 손에 쥐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으로 들어갔지만 대부분 파멸에 이른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한국 여성들이 현지에서 착취를 당하거나 인권 침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