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를 끌어온 서울 신촌 봉원사(奉元寺)를 둘러싼 조계종·태고종의 소유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두 불교 종단은 지난 1월 말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으고 다음 주 중 양 종단 총무원장 등 대표단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서울고법은 사찰의 땅을 태고종이 13만511㎡(3만9480평), 조계종이 6만575㎡(1만8324평)로 나누도록 조정했다.
9세기 말 도선국사가 창건한 봉원사(새절)는 1950년대 이후 태고종·조계종 양 종단의 갈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찰이었다. 연세대 인근 서울 도심에 자리하고 있는 봉원사는 양 종단이 갈라진 후 태고종의 총본산(總本山)으로 조계종의 조계사 같은 위치를 차지해왔다. 봉원사에는 태고종 스님들이 살면서 신앙활동을 해왔지만, 조계종은 이를 '미입주(未入住) 사찰'로 규정하고 독자적인 주지를 임명하는 등 소유권을 주장해왔다.
오랜 분규가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것은 2005년 소유권 소송이 서울고법으로 넘어간 이후였다. 양 종단은 각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합의점 도출에 노력했다. 결국 법원의 '강제 조정' 형식으로 마무리됐지만 내용은 양 종단이 합의한 결과인 셈이다. 이번 조정으로 태고종은 사찰을 이루는 법당과 요사채(스님들의 거처), 후사면 등의 소유권을 갖게 됐으며, 조계종은 주차장 등 나머지 땅의 소유권을 갖게 됐다. 조계종 소유지에 포함된 요사채 3채의 이전 비용(7억5000만원)은 조계종이 태고종에 지급한다. 또 수행환경 유지를 위한 공동노력과 제3자에게 땅을 팔 경우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도 조정안에 명시됐다.
태고종 봉원사는 지난 9일 산중회의를 통해 조정안을 수용했고, 조계종도 특별위원회(8일)와 총무원 종무회의(11일)에서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해 오랜 분쟁이 마무리된 것이다. 한편 봉원사 문제 해결을 계기로 순천 선암사(仙巖寺) 등 양 종단이 소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사찰들 문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