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최근 TV를 틀면 파란 눈의 배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를 시작으로 데니스 오, 줄리엔 강, 리키 김, 황찬빈(피에르 데포르트), 닉쿤 등 혼혈 배우 혹은 한국인 같은 외국배우들이 맹활약해, 토종보다 더 사랑받고 있다. 남자 혼혈 배우나 외국인 배우들이 훨훨 나는 것과 달리 여자 혼혈 배우나 외국 여자 연예인들이 브라운관에서 주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까운 나라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 사와지 에리카, 아무로 나미에, 카토로사, 쿠로키 메이사 등 혼혈 여자 연예인들이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근에 활동을 재개한 이유진과, 김디에나 등이 고작이다. 과거 업타운으로 활약했던 윤미래의 경우, 데뷔 후 한참이 지나서야 "흑인계 혼혈"임을 고백했고, 인순이는 혼혈이라 받은 설움을 털어놓고 펑펑 울기도 했다.

현재 SBS 사극 '제중원'에 알렌 역을 맡은 션 리차드, MBC '보석비빔밥'과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 중인 마이클 블렁크(카일 역), 줄리엔 강 등이 오히려 혼혈이나 외국계 스타라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시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이는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방송계에서도 은연 중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버지가 영국계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 배우 김서진도 여자 혼혈에게만 유독 높은 방송계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열성파지만 공중파 정극 드라마에 진입하기에 난관이 많았다. 국적도 한국이고, 한국어도 능숙하지만 오히려 그는 "외국인 역보다 한국인 역을 맡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외국인 재연 배우 정도로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이유진을 보며 꿈을 키웠지만 혼혈 배우란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이유진이 속앓이를 했던 이야기를 듣고서는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서진의 소속사 더 베스트 엔터테인먼트 이창욱 이사는 "김서진이 가능성이 보이는 신인이지만, 여자 혼혈 배우에게 국내의 연예계 문턱은 아직도 너무나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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