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와대 주변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공무원 개혁' 실험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부는 11일 본부 및 산하기관의 과장급 21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보직을 맡았던 과장 8명가량을 대기 발령, 사실상 직위 해제시켰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들은 곧 일반 과원으로 발령이 날 것"이라고 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취임 직후 실·국장 인사에서 1급 인사를 2급 자리로 강등 발령한 적이 있고, 작년 10월에는 행시 선배들을 제치고 신참 여성 서기관을 과장으로 발탁, 서열 파괴를 했었다. 관가에서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유 장관이 MB의 의중을 읽고 이 같은 '인사 실험'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공무원들이 이 시대에 약간의 걸림돌"이라고 했었고,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는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다", "아직도 자세를 가다듬지 못하는 공직자가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공직 사회에도 '경쟁의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유 장관의 지론"이라며 "일을 잘하건 못하건 계속 직위를 유지하는 게 그간의 관례였지만 이제는 능력 여하에 따라 과장이 과원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문화부는 이 같은 인사 실험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개방형 직위를 대폭 늘려, 문화부 본부는 물론 산하기관까지 과장급의 20%가량을 직업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으로 채울 예정"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14일로 1990년 문화부 신설 이후 역대 최장수 장관이 된다. 앞선 최장수 기록은 1년11개월14일을 재임한 이어령 초대 장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