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군 사련관 아메드 오마르

배도 없다. 아무런 장비도 없다. 지난 23년간 바다에는 나가본 적도 없다.

이런 사람이 한 나라의 해군 최고 사령관이라면?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영국의 BBC방송은 소말리아 해안에는 해적이 들끓고 있지만, 이 나라의 해군은 유명무실하고 사령관은 속수무책이라고 보도했다.

소말리아 근해는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해적들이 출몰하는 곳이다. 그러나 소말리아 임시정부는 3000㎞에 달하는 해안선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지 오래다. 1991년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추방된 뒤 소말리아에서는 중앙 정부가 통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

소말리아 해군 사령관 아메드 오마르는 1982년부터 해군에 복무했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해적의 위협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해적들이 날뛰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해적들이 기껏해야 고깃배나 소말리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무기만 가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소말리아 근해에서는 미국,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의 군함 20여척이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순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소말리아 임시정부는 외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만 있다면, 자기들이 더 효과적으로 해적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케냐의 나이로비를 방문한 알리 샤르마르케 소말리아 총리는 “해안을 경비하는 군함을 유지하는 비용의 5%만 해적에 맞서는 방위군을 창설하는 데 쓸 수 있다면 해적의 위협에 훨씬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해적들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상 기지를 소탕하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모가디슈 북쪽의 하라디레를 비롯해 해적의 거점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정부군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소말리아에도 한때 강력한 해군이 있었다. 1960년대 구 소련은 미국의 군사력에 맞서기 위해 소말리아에 미사일 기지를 포함하는 대규모 해군기지를 건설했다.

이후 구 소련이 소말리아와 적대 관계에 있는 에티오피아를 지원하면서 소말리아와 구 소련의 관계가 악화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소말리아 해군의 재건을 도왔다. 오마르 사령관은 “한때 우리는 미사일과 10개 대대를 보유하고 해안 전체에서 작전이 가능한 아프리카 최강의 해군이었다”고 말했다.

23년간 바다 구경을 못 한 해군 사령관이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동안, 소말리아 해안에서는 여전히 해적이 기승을 부린다.

국제 해사국(IMB)은 지난해 1∼9월 소말리아 해안에서 해적의 선박 납치 사건이 전년보다 4배 증가한 47건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에는 하라디레 등 소말리아 해안도시에서 해적단에 돈·무기·물자 등을 투자한 뒤, 해적단이 선박 납치에 성공하면 배당금을 받는 '해적 증시(證市)'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