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운 기아대책 간사

1960~70년대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도로 위로 화물차가 지나가면 아이들이 "와" 하고 뛰어가 차에 매달리던 풍경을. 그러다 다치고 나면 제대로 치료도 못 받았던 당시의 우리들. 요즘 몽골의 시골은 1960년대 우리 풍경 그대로다.

몽골 1인당 GDP는 약 3000달러로 1993년 100달러에 비해 30배나 늘었다지만, 빈부 격차는 여전하다. 오토바이·차에 매달렸다 떨어져 다친 아이는 늘어가는데, 치료비를 감당할 돈이 없어 숨지는 경우가 많다.

몽골에 있는 '기아대책 #004 어린이 개발센터'. 이곳에서 최근 10살 소년 바트델게르가 수술받았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탔다가 떨어져 사고를 당했는데, 부모님은 한 달 생활비 7만원으론 도저히 수술비 20만원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기아봉사단으로 일하는 안경갑 전 몽골구립사범대학교 한국어 교수가 수술비를 대신 내줬고, 이제 아이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센터에 너무 늦게 도착하면 손쓸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에도 뇌진탕으로 어린이 한 명이 사망했다.

몽골 기후가 아이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일교차가 심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중이염에 잘 걸리는데, 치료비가 없어 염증을 그냥 내버려 두고 살다 청각장애를 앓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센터에서만 1년에 2~3명이 인공고막수술을 받는다.

몽골 지부장인 안경갑 단원은 이런 아이들 집을 찾아다니며 밀가루를 나눠준다. 추위와 과로로 작년 1월엔 안면신경마비증세까지 겪었다. 한데도 그의 꿈은 여전히 "더 많은 센터를 짓는 것"이다. 나눔은 끝이 없고, 구호를 향한 손길은 지금도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