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공화당 지도부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건강보험개혁안에 대한 끝장토론을 갖는다고 한다. 이 토론은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다. 이 토론회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의를 공화당 지도부가 받아들여 성사됐다. 건강보험개혁안은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대선 공약(公約)이었고, 작년 여름부터 여야는 물론 미국 전체가 둘로 갈려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여온 최대 쟁점법안이다.

오바마는 지난 1월 실시된 매사추세츠주 연방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뒤 야당 협력 없이는 건보개혁안 통과는 물론 국정 운영도 쉽지 않다고 판단, 지난달 국정연설에선 여야 지도부와 매달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례 모임을 갖겠다고 밝혔고, 9일 백악관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오바마는 공화당 워크숍에 직접 찾아가 국가적 중대사에서 협력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고, 7일 저녁에는 여야 의원 8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수퍼볼을 TV로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건보개혁에 관한 정부·민주당·공화당 의견을 모두 내놓고 끝까지 토론해 결론을 짓자"고 했다. 그 결과에 따라 건보개혁안의 운명도 갈릴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과 여야가 대형 정치 쟁점을 놓고 끝장토론까지 벌이겠다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을 돌아보면 마음이 착잡해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치권은 세종시 원안(原案) 또는 수정안에 대한 찬반(贊反)을 떠나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조차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토론과 대화도 끊긴 지 오래고, 세종시 논란은 점점 국가 정치 지도자들 간의 감정 섞인 설전으로 번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한 것을 겨냥해 "백번 천번 맞는 얘기이지만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이 "솔직히 말하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어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과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그것도 같은 집권당에 있으면서 이런 유(類)의 공방을 공개적으로 주고받는 것은 국민을 걱정스럽게 만든다.

두 사람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청와대측은 "대통령의 '일 잘하는 사람 이야기'는 박 전 대표와 무관하다"고 했고, 박 전 대표측도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라며 파문을 지우려 나섰다. 국민들은 나라 앞길을 가로막고 버티고 있는 세종시 문제를 정치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대화로 풀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