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호남 시·도지사 출마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인 만큼 인물난이 예상됐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장 후보로는 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해온 정용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정 비서관은 설 연휴 직후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관은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광주 지역구(서구갑)에 도전, 두자릿수 득표율(11.7%)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 왼쪽부터)정용화 비서관, 김대식 평통사무처장, 정운천 前장관.

전남지사 후보로는 김대식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영광 출신인 김 처장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박영준 국무차장과 함께 선거 조직을 이끌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에도 참여한 MB 측근으로 꼽힌다.

전북지사 후보로는 고창 출신인 정운천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출마시키는 방안을 여권 핵심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정 전 장관의 경우 고등학교(익산 남성고)까지 전북에서 졸업했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전북지사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물러난 정 전 장관으로선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억울함을 널리 호소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퇴임 후 "'미국산 쇠고기=광우병'이란 인식을 바로잡겠다"며 MBC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업을 주제로 100여회 이상 강연을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강연 다니는 게 즐겁다. 현재로선 출마 의사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은 정 전 장관에 대한 설득을 계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호남으로 내려가는 데는 이 대통령의 뜻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호남은 철저히 인물 위주로 (공천을) 해야 한다"며 "그래서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사람은 참 아까운데…'라는 말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