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엔 보기 어려운 얼굴들, 밴쿠버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30대 베테랑들이 있다. 화려한 경력은 물론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종목별 최고 스타들이다.
■'전설'이 될 선수들
루지 남자 1인승의 아민 죄글러(36·이탈리아)는 올림픽 5회 연속 출전, 5회 연속 메달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죄글러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8년 은메달, 2002·2006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죄글러는 2009-2010시즌 FIL(국제루지연맹)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밴쿠버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안드레 랑게(37·독일) 역시 올림픽 봅슬레이 3연패(連覇)에 도전한다. 2002년 4인승에서, 2006년엔 2인승과 4인승 금메달을 독식했다. 랑게는 지난 24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월드컵 8차 대회에서 우승, 올림픽 최종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이애슬론의 올레 아이너 뵈른달렌(36·노르웨이)은 이미 올림픽 메달이 9개(금 5·은 3·동 1)나 된다. 남자 바이애슬론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쓴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이 최전성기였다. 뵈른달렌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노골드(은 2·동 1)'에 그쳐 쇠퇴기를 맞는 듯했지만, 2009세계선수권 4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운의 올림픽 스타들
밴쿠버를 '올림픽 한풀이' 무대로 삼은 노장들도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세계기록(34초03) 보유자 제레미 워더스푼(34·캐나다)은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8개, 500m와 1000m에서 총 10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세운 최고의 스프린터다. 그러나 워더스푼은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 은메달(500m)이 유일한 메달이다. 작년 여름 왼팔 부상에서 회복한 워더스푼은 12월 캐나다 대표 선발전에서 500m와 1000m를 모두 우승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워더스푼은 캐나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의식한 듯 "이전 올림픽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이라며 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워더스푼과 메달 경쟁을 벌일 이규혁(32·서울시청)도 올림픽에 맺힌 한이 많다. "올림픽 성적 때문에 지난 선수생활이 낮게 평가되는 게 두렵다"는 이규혁은 5번째 올림픽 무대인 밴쿠버에서 첫 메달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