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연기의 길을 함께 걸으며 스타가족 계보를 일군다."
'피는 절대 못 속인다?' 연예계에는 부녀연기자나 부자연기자 등 연기로 일가를 이룬 '스타가족'이 많다. 또 부모형제나 자매 등 혈연관계를 넘어 결혼과 함께 연예인 가족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끌어주고 밀어주는' 연예계의 대표 스타패밀리는 성우 출신의 남일우(72) 김용림(70)과 탤런트 남성진(41) 김지영(36) 부부. '부부-부자-모자-고부간'으로 맺어진 그야말로 연기자 가족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연기자 부모를 둔 2세 연기자로 주목받은 남성진은 지난 2004년 아내 김지영과 결혼하며 부모에 이어 연기자끼리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나고 자라면서 연기와 친숙했던 그는 1993년 SBS 3기 공채 탤런트로 입문한 뒤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 KBS '대조영'(2006) 등에서 개성연기를 펼치며 타고난 연기의 피를 확인시켰다.
김지영은 MBC 전원드라마 '전원일기'의 복길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뒤 결혼후에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맹활약중이다. 그녀는 지난해 방영된 SBS 일일극 '두 아내'에 시어머니와 나란히 출연하며 실제 고부끼리 연기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김용림은 "눈물 연기를 하는 며느리를 보면 괜히 안쓰럽다"며 녹화 틈틈이 시어머니 겸 연기자 대선배로서 각별한 며느리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다. 남성진-김지영 가족은 지난해 11월 두 사람이 결혼 4년6개월만에 얻은 2세 돌잔치 때 부모님을 모신 가운데 화목단란한 모습을 보여 한껏 부러움을 샀다. 김지영은 "아이가 남편과 나의 좋은 점만 갖고 태어났다"고 자랑할 만큼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는데 돌잔치에는 유동근-전인화, 최수종-하희라 등 스타부부들이 대거 참석해 시선을 받았다.
중견배우 백윤식(63)은 부자연기자로 활동하던 아들 백도빈(31)이 지난해 3월 탤런트 정시아(27ㆍ본명 박현정)와 결혼하면서 연예인 일가를 이뤘다. 중앙대학교 영극영화과 출신의 백윤식은 KBS 공채 탤런트 9기로 1994년 MBC 드라마 '서울의 달' 등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동하다 2003년 영화 '지구를 지켜라' 이후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배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70년도 데뷔후 연기생활 41년째다. 아들 백도빈은 지난 2004년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정시아와는 2년전인 2008년 영화 '서바이벌'에 함께 출연하며 사랑을 사랑을 키웠다. 결혼 4개월만에 아들을 얻어 부러움을 더했다. 백윤식은 연기자 며느리를 얻은 뒤 아들 부부와 3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신구 세대간 연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독고영재(57ㆍ본명 전영재)는 액션배우로 이름을 떨친 아버지 고 독고성(본명 전원윤)의 뒤를 이은 연예가 대표 2세 연기자중 한명이다. 그는 아들 독고준(30ㆍ본명 전성우)이 지난 1997년 데뷔해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3대가 연기자로 활동하는 대물림 가족이 됐다. 아버지 고 이예춘에 이어 딸 이지현(26)과 배우의 길을 가고 있는 이덕화(58)도 마찬가지.
이외에도 이영하 선우은숙-이상원, 연규진-연정훈 한가인, 김을동-송일국, 김용건-하정우(김성훈)-김영훈, 서인석-서장원, 주호성-장나라-장성원, 최주봉-최규환 등이 대물림 연예인 가족으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형제나 남매 자매 중에는 김혜수-김동현, 엄정화-엄태웅, 채시라-채국희, 하지원(전해림)-전태수, 김태우-김태훈 등이 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던 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9일. 조용하던 북한산 골짜기가 떠들썩해졌다. 50대 김학은씨부터 세살배기 손자까지 온 가족이 모였다. 김자비(23ㆍ숭실대), 자인씨(22ㆍ고려대)가 스포츠 클라이밍 종목 중 하나인 볼더링 훈련을 했고, 다른 가족들은 두 사람을 응원했다. 자비, 자인씨는 약 5m 높이의 바위를 맨손으로 오르는 연습을 했다. 맏이인 자하씨(26)는 곱은 손을 입으로 호호 부는 동생들을 위해 버너로 바위를 녹이면서 격려했다. 자비씨는 웃통을 벗고 훈련하기도 했다.
김학은씨(54)는 소문난 '산악가족'의 대장이다. 김씨와 부인 이승형씨(52), 자녀 3명이 산악인이다. 이들의 현재 위치와 경력을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김씨는 대한산악연맹 산하 고양시연맹 부회장, 이씨는 스포츠 클라이밍 1급 공인심판 여성 1호다. 세 남매는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다. 큰아들 자하씨는 AFSC(아시아 스포츠클라이밍 선수협회)의 회장이다. 세 명 모두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소속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자하씨의 부인 박현숙씨(29)도 전대학산악연맹 재학생 회장 출신이다. 인공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국내에서는 대한산악연맹에 소속돼 있고, 외국에서는 분리돼 있다.
'가족의 탄생'부터 산에서 시작됐다. 김씨 부부는 겨울 소백산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김씨는 "인수봉을 몇 번 올랐는지 셀 수도 없다"고 말할 정도의 암벽 등반 베테랑. 당시 장비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씨 일행의 등반 가이드를 맡은 게 계기가 됐다. 이씨가 암벽 등반에 관심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김씨 부부는 같은 산악회에서 활동했다. 다소 과격한(?) 에피소드도 있다. 인수봉을 오르던 도중, 이씨가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김씨가 산행이 끝나고 소위 '빳다'를 때렸다. "다른 산악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모여 망신을 당했다"는 게 이유였다.
자하씨 부부도 산이 중매쟁이 역할을 했다. 자하씨는 선수, 부인은 주최측 스태프로 참가한 산악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요즘도 이 가족은 산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주말이면 강원도 화천 등 전국의 빙폭을 오른다. 이씨는 지난해 여성산악연맹 회원들과 함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다녀왔다. 오은선씨의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자하씨는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선수이자 코치로 뛰고 있다. 동생 자비, 자인씨를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수유동에 오픈한 13.2m 높이의 실내 인공암장에서 주 5일 정도 훈련한다.
세 남매는 선수로서 최고 수준의 실력파들이다. 2007년에는 두 형제가 국내 랭킹 1, 2위를 휩쓸었다. 자비씨는 최근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 훈련을 시작했다. 두 형제가 8명이 진출하는 결승에 오른 것은 부지기수. 재결승에서 대결한 적도 여러 번 있다. 자인씨는 월드 챔피언이다. 지난해 세계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했다. 현재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산악 가족이 된 것은, 김씨 부부의 산 사랑이 밀알이 됐다. 김씨는 걷지도 못하는 갓난아기 때부터 자녀들을 등에 업고 산에 다녔다. 당연히 산과 친해졌다. 세살배기 손자도 마찬가지. 벌써 "할아버지, 산에 가요"라고 조를 정도다. 두 아들은 중학교, 자인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수가 되겠다고 나섰다. 자비씨는 "형이 비행기 타고 해외에 나가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자인씨는 원래 성악가 지망생이었다. "오빠들이 부럽다"는 이유로 진로를 바꿨다.
김씨 부부는 처음에는 자녀들을 말렸다. 미래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비용도 많이 필요했다. 이씨는 "강남 아이들 과외비만큼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주로 해외 대회 참가비였다. 이젠 180도 바뀌었다. 김씨는 "손자가 산악인이 되겠다면 대환영이다"고 말했다.
산악가족이지만, 같이 산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암벽 등반, 도보산행, 스포츠 클라이밍 등으로 종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는 온통 산과 관련돼 있다. 대화가 끊어질 틈이 없다. 김씨 부부의 산행, 자녀들의 훈련 일정 등을 점검하다 보면 가족간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불편한 점도 있다. "사생활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산악인들과의 술자리도 잦은 편. 이때 김씨는 "세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니라 큰 형님이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자녀들도 아버지를 "큰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악인들의 선후배 문화 그대로다.
산을 오르면서 가족간의 유대감은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자하씨는 암벽 등반을 예로 들었다. "줄 하나로 서로의 몸을 묶고, 목숨이 걸고 오른다.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가족애가 절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조만간 며느리와 지리산 종주를 하고 싶다"면서 "둘째 며느리와 사위도 산악인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
"두개골에다 땅콩을 담아 까먹다 어머니에게 혼나기도 했어요."
의사 한명 배출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 한 집안에 의사가 10명이라면 어디 TV프로그램에라도 나와야 될일이 아닐까. '의사집안에서 의사나온다'지만 의대 다니는 4명의 자녀들까지 모두 14명이 의사와 관련된 집안이 있다. 서울 강남구 은혜산부인과 김애양 원장(51)의 얘기다. 집안의 막내인 김 원장의 형제자매 5명과 배우자 4명은 모두 현역 의사다.
김 원장은 "주변에서 정말 부러워할 거 같다"는 질문에 "엿장수 5남매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개성이 없다는 측면에선 별로 내세울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족보를 살펴보자면 큰 언니 김애리씨는 뉴욕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 전문의고, 남편 임안무씨는 심장내과 전문의다. 큰 딸 역시 재활의학과 의사. 둘째 언니 김애경씨는 내과의로 일하고 있다. 셋째언니 김애식씨는 임상병리검사센터 NTL의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고, 남편 김태규씨는 서울의료원 비뇨기과 의사다. 오빠 김우호씨와 부인 이병란씨는 서울대병원 병리과와 해부학과 의사다.
이들 5남매가 모두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의 강한 권유 때문이다. 부친은 바로 세계에서 7번째로 셰익스피어 전집을 완역한 고 김재남 전 동국대 명예교수다.
"어려운 시대에 평생을 문학에 바친 아버지께서 직업으로 의사의 안정감과 효용성을 강조하셨어요. 저도 처음엔 문학도의 길을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를 거부할 수는 없었어요."
김 원장은 인터뷰 내내 아버지와 얽힌 추억들을 끄집어내 그리움의 애틋한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5남매가 의사다보니 웃지못할 해프닝이 많았다.
초등학교 시절 언니들이 의대를 다닐 무렵 식탁에는 인체 공부를 위한 두개골, 이를테면 '해골 바가지'가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릇으로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어린 마음에 땅콩을 담아 먹다 어머니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다. 의학도들이 많아 사람 뼈와 너무 친숙했기에 생긴 해프닝이다.
이 철없던 막내 딸은 대학시절 해부학 실습시간에 벗겨낸 토끼의 하얀 껍질을 갖고 미팅에 나간 적도 있다. 상대 남자들이 질겁했을 것은 불문가지.
물론 좋은 점도 많았다. 시험 때가 되면 기출문제인 '족보'를 구하려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됐다. 전부 의사가 되고 나선 집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서로가 지극정성으로 돌봐준다.
지난 2002년 김원장의 오빠인 서울대병원 병리과 김우호 교수가 폐에 생긴 임파종양을 조기에 발견한 일이 있다. 김 원장은 병원과 근거리에 있는 오빠 집으로 매일같이 달려가 주사를 직접 놔주곤 했다.
20년 가까이 한 직업에만 종사한 김 원장은 '의사'로서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의사라는 게 전혀 창의성이 없는 직업이에요. 돈을 잘 벌 수 있고 안정성 때문이라지만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는 그 정도의 노력이라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훨씬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의사는 '희생과 베풂'이 본연의 자세여야 하지 않을까요."
김 원장은 지난 2008년 '초대'라는 수필집을 내고 제4회 수필부문 남촌문학상을 받았다. 상상력과 꿈을 펼칠 마당을 찾기 위해 펜을 든 것이다. 현재 의사 수필가협회 총무를 맡고 있고, 문학 바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도 있다. 어릴 적 문학소녀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 수칙에 대해 한마디 물었다.
"조기검진이 가장 중요해요. 어떤 암도 초기에 진단하면 완치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아울러 선진국형 치료법인 식생활도 중요하죠. 일반적인 음식만으로는 부족한 비타민 B나 C 등의 좋은 영양제를 따로 챙겨 먹는 게 좋습니다."
<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
최근 대한당구연맹이 주최한 포켓볼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에는 두명의 자매가 나란히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차보람(25)과 차유람(23).
선발전에서 자매의 희비는 엇갈렸다. 동생 차유람은 여자대표(3명)로 당당히 선발됐다. 반면 언니 차보람은 고배를 들었다. 차보람은 5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6개월전 �姑釉� 다시 잡은 상황. 차보람은 "훈련을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않아 아직 대표로 뽑히기엔 기량이 부족하다. 내년에는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유람은 이번에 대표로 선발됨에 따라 오는 11월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의 8부능선을 넘어섰다. 3명 중 자체 평가전을 통해 2명이 최종 엔트리로 선발될 예정.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포켓볼에 출전했으나 메달획득에 실패했던 차유람은 "대표에서 탈락한 언니를 생각해서라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꼭 메달을 따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켓볼은 긴 쿠션의 중앙과 네 모서리에 총 6개의 구멍이 있는 당구대에서 공을 구멍에 넣으면 득점이 이뤄지는 당구의 한 종목. 아시안게임 여자 포켓볼에선 공 8개를 다루는 '8볼'과 9개를 다루는 '9볼' 두가지로 치러진다.
이들 자매의 아버지는 인천과 경기도 일산에서 2개의 횟집을 운영하는 차성익씨(56). 전라남도 완도군이 고향인 차씨는 완도수산고등학교 시절 100m를 11초F에 주파했던 육상선수 출신이다. 당시 완도 고교생 중에선 단거리 1인자였다. 그는 "고교졸업 후 계속 운동을 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육상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어머니 고소영씨(49)도 건강관리 차원에서 배운 테니스에 일가견이 있는 스포츠 가족. 차성익-고소영 부부는 슬하에 딸만 둘을 뒀고 두 딸이 당구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고교졸업 후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가 처음 완도에서 식당을 개업한 차씨가 두 딸에게 처음 권한 것은 테니스. 지난 1995년 차보람이 완도초등학교 3학년, 유람이 같은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었을 때다. 차씨는 "완도초등학교 테니스팀을 가끔 초청해 식사를 제공한 것이 인연이 돼 딸들에게 테니스를 권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매는 소년체전 전남대표를 지내는 등 테니스에 소질을 보였다.
▶당구는 화장하고 할 수 있는 운동
차보람-유람 자매가 테니스를 그만두고 당구로 종목을 교체한 한 것은 지난 2000년. 차보람이 완도여중 2학년, 유람이 완도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아버지 차씨는 "딸들이 야외에서 하는 타이트한 테니스 훈련을 힘들어 했고 합숙훈련을 하다보니 생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여자로서 나중에 예쁘게 화장까지 하고 할 수 있는 운동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한 끝에 당구를 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당구에서도 이들 자매는 두각을 나타내 전국 중고 랭킹전에서 1~2위를 다퉜다. 그런데 비슷했던 자매의 당구실력은 2003년쯤부터 동생의 실력이 언니를 능가, 차유람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태극마트를 달고 출전했다.
이들 자매는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획득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차보람은 서울 동도공고(현 서울디자인고) 1년때, 유람은 수원 율전중 2년때 자퇴했다. 당시 재학중인 학교에서 당구를 가르치지 않아 개인 강습을 통해 당구를 배우기 위해 학교를 그만뒀다는 것.
차유람은 스스로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며 남다른 승부근성의 소유자임을 밝혔다. 출전한 대회에서 1위에 오르지 못하면 집에 가서 펑펑 울기도 한다고 했다. 이같은 승부근성이 그동안 승승장구해온 비결이라는 게 이장수 대표팀 감독의 칭찬.
차유람은 또한 모델 뺨치는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로 홈피 누적 방문자가 170여만명에 달할 정도로 스포츠스타 중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m63, 47㎏의 체격. 아시안게임 전까지 파워를 향상시키기 위해 체중을 불릴 작정이다. 차보람은 1m65, 53㎏으로 동생보다 체격이 좋다.
▶당구의 매력은 고도의 집중력
차유람은 '당구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무엇보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하체도 튼튼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구 공을 주시할 때 눈의 긴장감이 팽팽하다보니 오랫동안 당구를 하면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차유람의 좌-우 시력은 0.1 수준. 연습이나 경기를 할 때는 렌즈를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차보람은 시력이 좋지않았는데, 3년전 라섹수술을 받아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즐기는 당구는 하지 않는다는 차유람은 당구를 잘 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선 "머릿속에 공의 예상 움직임을 이미지로 그려보고 치고 난 후에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보람-유람 자매는 요즘 오전 6시에 기상해 인천 도림동 집 뒷산으로 1시간 동안 등산을 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식사 후 오전 10시쯤부터 일산의 한 당구장에서 6시간동안 실전훈련을 한다.
차유람은 "어릴 때부터 언니와 같은 길을 걸으며 늘 붙어다니다보니 언니가 옆에만 있어도 든든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인생=프로'라는 단순한 진리를 평생의 금과옥조로 삼은 아버지가 있었다.
바둑에 인생을 걸었다. 결국 한해 1~3명만 뽑아,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도 어렵다는 프로바둑의 관문을 뚫었다. 35년전이다.
그리고 딸 둘을 낳았다.
첫 딸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첫 딸은 어린이바둑을 주름잡더니 기어코 프로기사가 됐다. 아버지와 딸은 15년전 국내 유일의 부녀 기사가 됐다.
그 첫 딸이 자라 중국 프로기사에게 시집을 갔다. 5년전이다. 탁구에 안재형-자오즈민 한-중 부부가 있듯이, 세계 유일의 한-중 프로바둑 커플이 탄생했다.
어버이는 제 자식 못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첫 딸 때는 몰랐다. 그러나 둘째 딸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실감했다. 첫 딸은 친구랑 함께 배우다 원장 아버지에게 혼날 때 두배 세배 더 혼났다. "(초등 1, 2학년) 그 때는 아버지가 어찌도 밉고 원망스럽던지..., 지금이야 너무 감사하죠."
그래서일까. 둘째 딸은 바둑을 포기했다. 대신에 '인생=프로'라는 아버지의 교훈만큼은 따랐다. 프로골퍼가 됐다. 당연하다는 듯 둘째 사위 역시 프로골퍼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이 아버지의 가족을 이렇게 말한다.
'프로가족'이라고....
3부녀와 두 사위가 모두 프로면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자격증이 말해주는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그냥 자격증도 아니고 모두 프로 자격증이니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 행복한 아버지는 누구? 바로 권갑룡 7단이다. 그리고 첫 딸 부부는 권효진-위에량 5단, 둘째 딸 부부는 권효영-이기호 프로골프 부부이다.
권갑룡 7단은 한국바둑도장의 대부로 꼽힌다. 국내 최고 명문도장인 '권갑룡바둑도장'(서울 서래마을)의 원장이다. 27년간 어린이 바둑천재를 길러온 프로 중의 프로이다.
권갑룡 7단 덕에 한국바둑이 세계를 주름잡는다는 말은 바둑계 유명한 일화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기사 이세돌 9단, 지난해 바둑올림픽이라는 응씨배를 차지한 최철한 9단, 박카스배 천원전을 제패하며 세계 거목으로 성장한 강동윤 9단, 얼마전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에서 격돌한 박정환 7단과 김지석 6단(2009년 4관왕)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다.
21년전 프로입단한 박승문 6단을 시작으로 무려 46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했다. 한국 프로기사 5명중 1명꼴로 권갑룡 7단의 제자들이다. 제자들의 단수를 합치면 무려 210단에 달한다.
입단의 용틀임을 못하고 '이무기'로 그친 바둑인재들만도 지난 27년간 5000명이 훨씬 넘는다. LG그룹, 동양그룹 등 재벌가 자제와 전 대통령의 손주 등도 '바둑=인성' 교육으로 권갑룡도장을 거쳐갔다.
가수 성시경, 티미르호의 리드기타 박승원 등도 프로기사와 연예인의 갈림길에 섰던 이곳의 인재들이다.
아, 권갑룡바둑도장 1호 프로인 박승문 6단은 권갑룡 7단의 처남이다. 박 6단까지 포함하면 4명의 프로기사가 가족인 셈이다.
한국 프로바둑에는 고 김수영-김수장, 이상훈-이세돌, 박승철-박승현, 안형준-안성준, 류동완-류민형 형제기사가 있다. 김현정-김효정은 자매프로, 김대희-김수진은 남매프로, 김영삼-현미진은 부부프로기사로 활동한다.
이중 권갑룡 가족은 이른바 '바둑재벌'로 통한다.
한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권갑룡-권효진-위에량 3인의 가족프로기사가 한지붕 아래, 한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세계 유례가 없을 터이다.
권효진-위에량 부부는 권갑룡바둑도장의 지도 사범으로 함께 일한다. 당연히 아버지와 장인에게서 월급을 탄다.
월급 액수가 궁금했다. 권효진 5단 왈, "가족 비밀이라 절대 노코멘트"라며 거푸 손사래를 친다.
옆에서 월급주는 아버지가 "그래도 여느 직장에 비하면 아마 꽤 받는 편"이라고 슬쩍 귀띔한다.
권효진-위에량 부부는 두돌 지난 아들과 돌 안된 딸이 있다. 설마 이들에게도 바둑을 가르칠까?
사위 위에량 5단이 숨도 쉬지않고 말한다. "당연하죠. 바둑가르쳐야죠. 둘 다...."
그럼 스승님은? "당연히 할아버지(권갑룡 7단) 아니겠어요?" 이번엔 권효진 5단이 곧바로 답한다.
손자와 손녀가 권갑룡바둑도장의 제자가 된다면, 부모와 자녀는 같은 스승을 둔 사형제 지간?
"그렇네요. 복잡하네요." 3대로 가업을 이을 손주 생각에만 몰두하던 '할이버지' 권갑룡 7단이 그제야 껄껄 웃는다.
위에량 5단은 결혼전 중국의 바둑영웅 녜웨이핑(섭위평)바둑교실에서 권효진 5단을 만났다. 위 5단은 권갑룡바둑도장을 제집 드나들 듯 하면서 장인을 스승으로 모셨고, 마치 무협지의 운명처럼 스승의 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권-위 부부는 결혼후 중국 베이징에서 2년쯤 바둑교실을 운영하다가 3년전 다시 한국으로 왔다. 위에량 5단은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인증받아 부인 권 5단과 함께 한국 프로기사로 활동중이다.
< 조경제 기자 ecocho@sportschosun.com >